
이명박 대통령이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의 연말연시 사면 여부를 놓고 깊은 고민에 빠졌다. 재계와 체육계는 물론 정부·여당 안에서도 이 전 회장 사면 주장이 잇따르지만 실제 사면을 단행했을 경우에 뒤따를 여론의 비판과 정치적 논란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이 전 회장 사면론의 명분은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를 위해서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인 이 전 회장이 활발하게 뛰어야 하고, 그러려면 ‘족쇄’를 없애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 회장은 지난 1996년 국제올림픽위 위원으로 선출된 뒤 2010년과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 활동을 벌였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조세포탈 혐의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 벌금 1100억원을 선고받은 뒤 국제올림픽위 위원 직무를 자발적으로 포기한 상태다.
특히 이 전 회장이 국제올림픽위 위원으로 복귀해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활동을 펴려면 내년 캐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기간(2월12~28일) 전인 연말연초에 이뤄져야 한다는 게 사면론자들의 주장이다. 지난달 김진선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시작으로, 박용성 대한체육회장,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에 이어 11일에는 한나라당의 장광근 사무총장까지 이 전 회장 사면론에 가세했다.
청와대는 고심이다. 경제수석실은 재계 등의 건의를 받아 사면 필요성을 강조하고, 정무수석실은 정치적 부담을 들어 부정적인 견해를 내놓고 있다. 사면 실무 부서인 민정수석실은 그 사이에서 여론의 향배를 지켜보는 형국이다. 이 대통령의 한 측근은 11일 “여러 의견이 보고되고 있지만 이 대통령이 최종 결정을 내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사면 필요성을 제기하는 참모들은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와 경제 살리기 등을 고려할 때 필요한 측면이 있다”고 얘기한다. 한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이 ‘내 임기 중 일어난 부정부패에는 관용을 베풀지 않겠다’고 선언했는데, 이 전 회장은 여기에 해당하진 않는다”고 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이 전 회장 사면이 세종시에 삼성 일부 계열사를 이전하는 문제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반대하는 쪽의 한 참모는 “이 전 회장을 사면한다고 겨울올림픽 유치가 100% 보장되는 것도 아니고, 그런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하면 다른 사람들과 형평성 문제도 있다”고 말했다. ‘친서민’과 ‘법과 원칙’이라는 국정기조에도 맞지 않는다는 주장이다. 더구나 연말 국회에 세종시 수정, 4대강 사업,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굵직한 현안들에 이 전 회장 사면까지 더해지면 정치적 갈등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게 반대 논거다. 정무라인의 핵심 관계자는 “연말 사면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 전 회장을 포함한 성탄절 소규모 사면 △이 전 회장 등 정·관·재계 인사와 생계형을 포함한 내년 1월 또는 설(2월14일) 대규모 사면 △이 전 회장을 배제한 내년 초 생계형 사면 방안 등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다음주 초까지는 연말 사면 여부에 대한 최종 결론을 내리려 한다”고 말했다.
황준범 기자 jaybee@hani.co.kr
![<font color="#FF4000">[단독] </font>이수지 ‘야 간호사야!’ 현실판…“폭언 듣고, 굶으며 일해” 60%](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512/53_17785728806864_7117785728665712.webp)














![[단독] 민주 서울시의원 비례대표 6번 ‘추천 취소’…과거 성희롱 의혹 드러나](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511/53_17784997244472_20260511503388.webp)








![[포토] 강남역 10년…“여전히 일상에서 여성 생존권 위협”](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511/53_17784867279258_20260511502934.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