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단 내 성폭력’ 미투 운동 당시 시인 박진성씨의 성폭력을 폭로한 김현진씨가 17일 28살의 나이로 숨지자, 정치권과 여성단체에서 추모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권영국 정의당 대표는 17일 “2018년 미투운동이 있기 2년 전 ‘문화예술계 내 성폭력' 고발 운동이 있었다. 당시 용기를 내어 박진성 시인의 성희롱 가해 사실을 폭로했던 김현진님이 오늘 세상을 떠나셨다는 소식을 접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소식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페이스북에 올렸다.
권 대표는 “고 김현진님은 폭로 이후 7년 가까이 가해자와, 그리고 가해자를 옹호하는 사회와 싸워야 했다”며 “박진성 시인은 ‘허위 미투’ 주장으로 일관하며 지독한 2차 가해를 자행해왔다. 그리고 여기에 동조한 사람들이 김현진님을 괴롭혔다”고 말했다.
권 대표는 “박진성 시인은 대법원에서 징역 1년 8개월을 확정받고 감옥에 갔다. 포기하지 않고 싸우기를 택했던 김현진님, 그리고 김현진님과 끝까지 연대했던 여성들이 이룬 정의였다”며 “이제야 일상을 되찾은 줄 알았는데, 김현진님이 오늘 세상을 떠났다”고 했다. 권 대표는 “여성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사회, 성폭력 2차 가해가 완전히 근절된 사회에서 함께 살아갈 날을 애타게 기다렸는데, 그럴 수 없게 됐다”며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그저 죄송스럽다”고 말했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공동비상대책위원장은 김씨의 변호인인 이은의 변호사가 부고를 전한 글을 18일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너무나 애통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권김현영 여성현실연구소장 역시 17일 이 변호사의 글을 페이스북에 공유하며 “박진성씨의 거짓 부고에 늘 긴급하게 응답했던 이들도 일말의 양심이 남았다면 최소한 고인의 명복을 비시길”이라고 적었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18일 추모글에서 “고 김현진님은 2016년 ‘#문화예술계_내_성폭력’ 해시태그 운동으로 박진성 시인으로부터의 성폭력 피해를 공론화한 이후 법정에서, 인터뷰에서, 온라인에서 피해 경험자의 목소리를 끊임없이 전했다”며 “김현진님의 용기 있는 말하기와 성폭력 피해경험자들과의 연대는 한국 사회에 균열과 변화를 가져왔다”고 밝혔다. 한국사이버성폭력대응센터는 “성폭력이라는 부정의에 뜨겁게 저항했던 김현진님을 기억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이은의 변호사는 17일 페이스북에서 “짧았지만 빛나고 뜨거웠던 98년생 김현진님의 작별을 전한다”며 김씨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김씨는 17살이던 2015년 시 강습으로 알게 된 박씨로부터 여러 차례 성희롱을 당했다고 이듬해 폭로했다. 그런데 박씨는 ‘무고’라는 취지의 주장을 하며 김씨의 주민등록증 사진을 온라인에 공개했다. 2024년 대법원 1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된 박씨에게 징역 1년8개월의 실형을 확정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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