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을 함께하는 모습. 할머니들은 거실에 따로 상을 차려서 먹는다.
동네 사람들이 마을회관에 모여 점심을 함께하는 모습. 할머니들은 거실에 따로 상을 차려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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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집 지어서 내려올 겨?”

볕이 좋은 봄날 오전, 마당에서 풀을 정리하다 윗길에서 들려온 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아내가 전동 보행기에 탄 김ㅇㅇ 어르신과 얘기하고 있었다. 이 어른은 90살이 넘은 연세로 보나 풍기는 위엄으로 보나 이 마을의 좌장이다. 말을 많이 하지는 않았으나 툭툭 한마디씩 던지는데, 옛날 마을마다 한 명쯤은 있었다던 ‘호랑이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지 않아도 이 분에 대한 소문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다. 서울 살다 10여 년 전 이 마을로 귀농한 어떤 분이 지나다니며 인사를 해도, 처음 몇 달은 눈도 마주치지 않고 외면하더라는 이야기 말이다.

‘혹시 우리가 무슨 실수라도 한 걸까?’ 살짝 긴장했다. 그런데 의외의 말씀이 이어졌다. “주말에 자네들 왔다 가면 동네가 휑하니 허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