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20일 경기도 가평 천원궁에서 열린 ‘천지인참부모님 승리권 상속을 위한 천애축승자 세계순회 감사보고대회’에서 한학자 총재와 손자 문신출 선교사가 케이크에 불을 붙이는 모습. 통일교 누리집 갈무리
지난 7월20일 경기도 가평 천원궁에서 열린 ‘천지인참부모님 승리권 상속을 위한 천애축승자 세계순회 감사보고대회’에서 한학자 총재와 손자 문신출 선교사가 케이크에 불을 붙이는 모습. 통일교 누리집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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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한학자 통일교(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 총재가 구속된 가운데 통일교에서 “천애축승자를 중심으로 현 상황에 대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천애축승자’는 통일교 창시자 문선명 장남의 자녀를 의미한다.

통일교는 23일 대표자 회의 명의로 ‘축복가정 식구 여러분에게 전하는 말씀’을 내어 “23일 새벽, 참어머님(한 총재)을 지켜드리지 못하는 불충불효의 결과를 빚은 것에 대해 송구하고 통탄스러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며 “참어머님께서는 21일, 만약을 대비하라는 뜻으로 통일가에 위기가 닥쳤을 때 ‘천애축승자’와 참부모님을 중심한 ‘참가정 사위기대(문효진, 문흥진 가정)’를 중심으로 하나 되어 일하라 말씀을 주셨다”고 밝혔다.

통일교는 이어 “천애축승자와 참가정 사위기대를 중심으로 ‘가정연합 대표자 회의’를 구성하고 조속히 발표한다”며 “전 세계 식구들은 천애축승자와 하나 되어 현 상황에 대처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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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애축승자란 지난 4월13일 통일교가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을 열며 지명한 사실상의 후계자로 문신출, 문신흥 형제를 의미한다. 통일교는 경기 가평군에 ‘천원궁 천일성전’이라는 대형 종교 시설을 건설하고 대대적인 행사를 연 바 있다. 문신출, 문신흥 형제는 문선명, 한학자 부부의 장남 문효진의 아들로 3세대에 해당한다. 문효진은 2008년에, 차남인 문흥진은 1984년 각각 숨졌다.

한 총재가 장남 라인을 중심으로 후계 구도를 그리고 있는 가운데, 다른 아들들과는 갈등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글로벌피스재단을 운영하는 3남 문현진씨는 자산을 둘러싼 민사 소송 등을 통해 통일교와 대립 중이다. 또 문선명 총재가 살아있을 때인 2008년 후계자로 지명했던 7남 문형진씨는 미국에서 별도로 ‘세계평화통일성전’을 주도하며 모친인 한 총재에 비판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2012년 문 총재가 사망한 뒤 통일교는 한 총재가 이끌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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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13일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의 한학자 총재와 문신출 선교사. 통일교가 운영하는 에이치제이 피스 티브이(HJ Peace TV) 유튜브 갈무리.
지난 4월13일 천원궁 천일성전 입궁식의 한학자 총재와 문신출 선교사. 통일교가 운영하는 에이치제이 피스 티브이(HJ Peace TV) 유튜브 갈무리.

후계 구도의 이러한 복잡한 상황은 이번 윤석열·김건희 부부를 향한 통일교의 로비 의혹과 연결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는 이날 문화방송(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통일교가 지금) 한학자 통일교, 셋째 아들인 문현진의 글로벌피스파운데이션, 막내아들인 문형진의 미국 펜실베이니아의 생추어리처치(교회) 등 셋으로 나뉘어 있다”며 “한학자에게는 내부적인 결속력 강화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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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교수는 “통일교가 이번에 윤 전 대통령 부부한테 한 청탁 내용들을 보면 캄보디아가 있는데, 캄보디아를 비롯해서 라오스는 인도차이나에서 통일교 영향력이 기존에 있던 곳”이라며 “글로벌피스파운데이션을 운영하는 (3남인) 문현진 의장이 아프리카, 남미, 중앙아시아 곳곳에 확장을 하고 있고 한학자 쪽은 문현진 쪽과 소송이 지속되고 있다. 한학자로선 기존 기반이 든든한 인도차이나에 대한 집중적인 굳히기로 들어가지 않았을까”라고 분석했다.

탁 교수는 “한학자는 외부적인 특검보다 내부적인 후계 다툼이 더 심각한 문제”라며 “(한학자가) 특검에 출석했을 때 난데없이 ‘독생녀’라는 이야기를 했다고 해서 언론들도 굉장히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이건 검찰이나 언론용이 아니라고 본다. 철저히 내부용이다”라고 강조했다.

탁 교수는 “자기를 종교적인 순교자로 포장하려고 하는 내부 결속용 메시지”라며 “남편인 문선명이 1984년 미국에서 탈세 혐의로 구속됐다. (그때) 영웅처럼 들어가고 영웅처럼 나오고 순교자가 됐다. 그 사례를 자신에게 적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통일교 쪽은 지난 17일 한 총재가 특검에 출석해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고 나오자 “참어머니께서 조사 중에도 특검 검사들에게 하늘부모님과 참부모님의 섭리를 설명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