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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광고는 의견 광고로, 승인 불가함을 안내드립니다.”
지난 14일 ‘907기후정의행진’ 홍보팀(기후정의행진팀)에 지하철 광고를 승인할 수 없다는 전자우편이 날아들었다. 기후행동의 달인 9월마다 열리는 기후정의행진을 홍보하기 위해, “기후가 아니라 □을 바꾸자. 9월7일(토) 오후 3시, 강남역 일대에서 확인하세요!”라는 문구를 넣은 광고였다. 서울교통공사(교통공사)는 2022년 10월부터 ‘사회적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사안에 대해 의견을 진술하는’ 의견광고 게재를 중단하고 상업광고만 허용하고 있다. 기후정의행진팀은 광고 게재 지침을 존중해 행사의 이름, 시간, 장소만 담았는데도 교통공사는 이를 거부했다.
유에스더 907기후정의행진 홍보팀장은 27일 “지하철 열차 내 광고를 하려면 심의를 거쳐야 한다는 사실을 인지해 행진의 주장, 요구안 등을 담지 않은 홍보물을 제작했다”며 “홍보물이 ‘의견광고’로 분류돼 불승인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민원을 핑계로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광고를 제한하는 (교통공사의) 광고 게재 기준은 개선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간 교통공사는 지하철에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고 변희수 하사 추모’ 등의 광고 게재를 거부해 논란을 키웠다. 2022년 3월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사회적 소수자의 표현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도록 광고 심의를 위한 체크리스트 평가표를 개정하라”고 권고했지만, 교통공사는 2022년 말부터 의견광고는 심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아예 논란을 허용하지 않는 쪽으로 정책을 바꾼 것이다. 교통공사 관계자는 이날 한겨레에 “지하철은 논쟁의 장이 아닌 사회적 중립 공간으로, 누구나 편하게 이용할 수 있어야 한다. 광고규정 개정 이후 의견광고를 포함한 모든 지하철 광고의 심의를 한국광고자율심의기구에 위탁해 공사는 심의에 관여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시민의 발’인 지하철은 다양한 사회적 의견이 게시될 수 있는 곳으로, 외국에서도 논쟁을 거치며 공론장의 역할을 이어가는 경우가 있다. 영국 런던교통국도 공적인 논란과 민감성에 관련된 이미지·메시지가 있거나 정당 또는 정치적 명분과 관련 있는 광고는 게재를 거부하지만 인종, 성별, 장애, 연령, 성적 기호, 종교와 상관없이 모든 사람에게 기회의 동등함을 촉진하고 불법적 차별을 해소할 경우엔 이를 허용한다는 예외를 뒀다. 실제로 지난해 런던 지하철에 붙은 광고 7건 중 1건꼴(1만3920건 중 2071건)이 정치·사회적 광고였다.
전문가들은 지하철 의견광고가 오히려 시민사회의 성숙도를 높일 수 있다며 공론장을 닫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신경아 한림대 교수(사회학)는 “기후정의행진 광고는 정파성을 띠고 있지 않고 기후위기는 세계적 이슈이기에 일부 집단의 이익과 관련됐다고 볼 수 없다”며 “‘의견의 장’을 막는 건 과도한 권한 행사”라고 했다. 서범석 세명대 명예교수(광고홍보학)도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은 범죄, 인종차별, 성차별 등에 해당하는 내용만 금지하고 있어 의견광고를 전면금지하는 것은 상위법에도 어긋난다”며 “인권위 권고대로 명확한 체크리스트를 만들어 의견광고를 심의해 게재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나린 기자 m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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