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위기비상행동과 탈핵시민행동 등 기후·탈핵 시민사회단체 연대 단체회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2대 국회가 정부의 핵발전 폭주를 저지하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탈핵에너지전환을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기후위기비상행동과 탈핵시민행동 등 기후·탈핵 시민사회단체 연대 단체회원들이 30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22대 국회가 정부의 핵발전 폭주를 저지하고 안전하고 정의로운 탈핵에너지전환을 추진을 촉구하고 있다.강창광 선임기자 ch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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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과 재생에너지의 균형을 바탕으로 무탄소 에너지를 실현해야 한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총괄위원회의 정동욱 위원장은 31일 11차 전기본 실무안의 취지를 이렇게 설명했다.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전(SMR)뿐만 아니라 태양광과 풍력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등도 함께 확대해 2038년까지 국내에서 만들어지는 전기 중 70% 이상을 ‘무탄소 에너지’로 채우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기후·환경단체 쪽에선 ‘무탄소 에너지’란 이름으로 뭉뚱그려, 실제로는 원전 확대에 방점을 찍고 있는 이런 계획으로는 기후위기에 대응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무탄소 에너지는 원전과 신재생에너지, 수소·암모니아 등에서 연료전지와 석탄가스화복합발전(IGCC)을 뺀 전원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이날 11차 전기본 총괄위가 내놓은 실무안은 2038년까지 원전 비중을 35.6%로 확대하며, 현재 8.9%(53.2TWh) 수준인 신재생에너지 비중도 32.9%(230.8TWh)로 늘린다는 계획을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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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기본 실무안은 신재생에너지 비중 확대를 위해 우선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 내놓은 10차 전기본에서 65.8GW로 잡았던 2030년까지의 태양광과 풍력 설비 보급 목표치를 72GW로 상향했다. 2022년 국내에 보급된 태양광·풍력 설비는 23GW에 불과한데, 3.13배 높이라고 한 것이다. 아울러 10차 전기본은 적용 마지막 해인 2036년 태양광·풍력 설비 보급 목표를 99.8GW로 제시했는데, 11차 실무안은 마지막 해인 2038년 목표를 115.5GW로 설정하면서 보급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정부가 신재생에너지 목표치를 높인 것은 지난해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에서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치 용량을 3배로 확대’하기로 서약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전체 발전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만 보면, 2030년까지의 신재생에너지 비율은 21.6%로, 10차 전기본 때와 동일하다. 이 수치는 윤석열 정부가 원전 비중을 확대하기 위해 문재인 정부에서 발표한 국가온실가스감축(NDC) 목표치(30.2%)보다 8.6%포인트나 떨어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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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연합은 이날 성명을 내어 “신규 원전은 3기 이상 짓겠다면서 재생에너지 계획은 턱없이 부족하게 세웠다”며 “국제적 약속에 발맞춰 탈석탄, 탈핵, 재생에너지 확대에 기반한 계획으로 전면 수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환경운동연합은 “간헐성을 갖는 재생에너지를 경직성 전원인 원전이 보완할 수 없다는 점에서 원전 확대 기조가 유지되는 한 재생에너지 확대는 어려울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전영환 홍익대 전자전기공학부 교수는 이와 관련해 “출력제어가 힘들어 경직성이 높은 원전을 새로 3기 이상 짓는 것은 현재도 포화 상태인 전력 계통에 혼란을 일으켜 태양광·풍력 설비의 시장 보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11차 전기본 실무안에서 현재 32.5%인 석탄 발전 비중은 2030년 17.4%에서 2038년까지 10.3%(발전량 72TWh)로 줄어든다. 노후 석탄발전소의 수명 기간이 만료된 결과다. 액화천연가스(LNG) 발전 비중도 2030년 25.1%에서 2038년 11.1%로 줄어든다.

옥기원 기자 ok@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