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살 김유솔씨는 주민 평균 연령이 68살인 전남 완도 용암마을의 최연소 이장이다. 김씨는 고향 완도가 답답해 서울로 떠났다 돌아와 이장을 맡은 지 올해로 3년째다.
“죽어도 서울에서 죽을 거야.” 완도에서 나고 자란 유솔씨는 어딜 가나 자신을 알아보는 완도가 싫었다. 디자이너를 꿈꿨지만 완도에는 입시 학원이 마땅치 않았다. 유솔씨는 고등학교를 마치자 서울로 떠났다.
고향 탈출에서 귀향까지
“홍대입구역 9번 출구에 내렸는데, 사람에 밀린다는 걸 처음 경험했죠.” 고시원에서 살며 학원에 등록하고, 인터넷에서만 보던 예쁜 물건들을 매장에 직접 가 샀다. 온종일 길을 걸어도 아무도 유솔씨를 신경 쓰지 않았다. 서울은 유솔씨에게 누구도 자신을 알아보지 않는 ‘자유’를 선물했다.

하지만 서울의 자유는 일상이 됐고, 각박한 현실에 지쳐 갔다. “한적한 완도 바다가 너무 좋았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재충전하기 위해 내려온 고향 완도의 풍광은 유솔씨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줬다. 마음의 위로를 준 고향에서 새롭게 일을 시작했다.
사진관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려 자신의 이름을 딴 사진관인 ‘솔진관’을 차렸다. 또 고향 친구들과 함께 완도에 정착한 청년들이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성장해 간다는 뜻의 ‘완망진창’도 만들었다. 완망진창은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완도 한달 살기 사업을 진행해 현재 2명이 완도에 정착했다.
묵묵히 지켜봐준 어르신들이 계셨기에
“이장 한번 해볼 생각 없어요?” 김유솔씨의 활동을 눈여겨본 전임 이장이 용암마을 이장직을 제안했다. 이미 여러 가지 일을 벌여놓은 터라 결정이 쉽지 않았다. 하지만 자신을 보듬어준 고향에 보답해야겠다는 생각에 용암마을 이장에 도전했다.
20대 여성 이장을 마을 어르신은 반신반의했다. 마을총회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잘 아시는 것들은 알려주시고, 어린 제가 잘 알고 있는 것들은 어르신들께 가르쳐드릴 수 있다”고 했다. 그럼에도 마을 어르신들은 어린 이장이 탐탁지 않았다. “제 외할버지도 여기 사셨어요.” 외할아버지의 성함을 말하자 동네 어르신들이 “그 양반 괜찮지”라며 유솔씨의 손을 들어주었다.

폐가 처리, 가로등 설치, 스마트폰 이용법까지
“고비도 있었죠.” 이장을 맡은 첫해는 좌충우돌이었다. 폐가 처리, 가로등 설치에서부터 스마트폰이 익숙지 않은 어르신들에게 문자 보내는 법을 가르쳐드리는 것까지 마을의 대소사를 해결해야 했다. 처음 하는 일이다 보니 실수 연발이었다. 하지만 첫해가 지나고 일이 익숙해지자 능숙하게 마을 대소사를 처리할 수 있게 됐다.
처음 유솔씨는 어르신들이 말씀이 없으셔서 불만이 있으신가 생각도 했다고 한다. 알고 보니 손녀 같은 유솔씨가 상처받을까 봐 말을 조심하다 보니 말을 건네지 못했던 것이었다. 지금은 어르신들이 먼저 유솔씨에게 말을 걸고, 경로당에서 같이 점심을 먹는다. 어르신들은 유솔씨가 어리다고 무시당할까 봐 ‘이장님’이라고 존칭으로 부른다.
용암마을 주민들이 유솔씨의 든든한 뒷배가 되어주고 있었다.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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