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 똑, 똑…”
미얀마 군부의 헬기 기관총 사격으로 숨진 어린이들을 추모하는 목탁소리가 주한미얀마대사관 앞에 조용하게 울려 퍼졌다.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사노위)는 21일 오전 미얀마 군부의 ‘아동살해’를 규탄하고 군부의 즉각 퇴진을 요구했다.

미얀마 군부는 지난 16일 미얀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인 만달레이에서 북서쪽으로 약 110㎞ 떨어진 사가잉 지역 타바인구 마을에 있는 학교에 총격을 가했다. 헬기를 탄 미얀마군은 1시간 동안 학교를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다. 정부군 공습으로 어린이 11명이 숨지고 학생 등 17명이 다친 것으로 전해졌다. 헬기 사격을 마친 뒤에는 80여명의 군인이 학교로 들어와 건물을 향해 기관총을 발사했고 건물에 있던 사람들이 나오도록 명령했다. 미얀마 군부는 반군을 색출하는 과정에서 학교를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사노위는 “물 한 모금, 공기 한 방울에도 수많은 생물체가 살아 있음에 유의하라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아들이는 소위 불교 국가 미얀마에서 ‘아동살해’라는 반불교적이며, 반인간적인 범죄가 일어났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며 “어떠한 국가도 권력을 위하여 국민의 보편적 권리를 희생시킬 수 없습니다”라고 미얀마 군부를 규탄했다.
장신환 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 회장은 “광주에서 무장한 군인들이 무고한 시민들을 살육했다. 미얀마 군부도 시민들을 향해 총기를 난사해 정권을 유지하고 있다. 우리는 분노한다. 전두환 군부와 같은 부도덕한 정권은 처참한 말로를 맞는다. 미얀마 시민들이 지치지 않고 저항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지할 것이다”라며 미얀마 시민들을 응원했다.
사노위는 성명서에서 유엔의 미얀마 군부의 야만적 행위에 대한 진상조사와 군부의 즉각적인 퇴진을 요구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가자들은 주한미얀마대사관에 항의문을 전달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