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를 읽어드립니다
0:00
조갑제티브이(TV) 유튜브 갈무리
조갑제티브이(TV) 유튜브 갈무리

미국 조지아주 현대자동차-엘지(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합작 공장에서 한국 노동자 300여명이 구금되는 사태가 벌어지자 되레 미국 정부를 지지하고 나선 일부 국내 극우 세력을 보수 논객이 강하게 비판했다.

조갑제 ‘조갑제닷컴’ 대표는 10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한국인 구금 사태를 바라보는 국내 극우 세력의 비상식적인 면모를 짚었다. 조 대표는 “한국의 극우 컬트 세력은 미국 당국이 조지아주 현대차-엘지(LG) 공장에서 한국인을 연행한 것에 박수를 친다. 이들 한국인이 중국 공산당의 사주를 받는 것을 미국 당국이 면밀히 감시하다가 덮쳤다는 것”이라며 “이들이 풀려나 귀국하면 또 무슨 소설을 쓸까”라고 꼬집었다.

실제로 우리 국민 300여명 구금 소식이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진 직후 극우 세력이 주로 이용하는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미국 정부의 불법 체류자 단속을 지지하고, 한국 정부를 비판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미국 정부의 단속 배경에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특검 수사나 이재명 정부의 친중·반미 성향이 문제가 됐다는 식의 억측도 쏟아졌다. 극우 성향의 전직 한국사 강사 전한길씨는 8일 자신의 유튜브 방송에서 한국인 구금 사태의 원인이 우원식 국회의장의 중국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 참여에 있다는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광고

하지만 이번 단속은 당국이 수개월에 걸쳐 준비해온 것으로 단편적인 외교 사안이나 국내 정치 현안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긴 힘들다. 스티븐 슈랭크 국토안보수사국 조지아주 담당 특별수사관은 지난 5일(현지시각) 열린 기자회견에서 “수개월에 걸친 형사 수사를 통해 증거를 수집하고 인터뷰를 진행했으며 관련 문서를 모아 그 증거를 제출함으로써 법원으로부터 수색영장을 발부받은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단속 작전의 배후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 세력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정치인의 신고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 외국 기업이 조지아 주민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불만에서 비롯된 신고였다.

이 때문에 미국 내에서는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를 압박하면서도 대대적 이민 단속으로 투자를 방해하는 트럼프 행정부와 마가 세력에 대한 비판이 일기도 했다.

광고
광고

조 대표는 “한국의 극우는 사대주의 노예근성 집단임이 재삼 확인된다”며 “다른 나라 극우는 국가주의자인데 한국 극우는 매국노들”이라고 비판했다. 자국의 이익을 최우선시하는 다른 나라들의 극우 세력들과 달리 국내 극우 세력은 특정 정파의 이해관계를 국가 이익보다 우선시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