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에듀테크(교육 정보기술)' 진흥방안 관련 출입 기자단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단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에듀테크(교육 정보기술)' 진흥방안 관련 출입 기자단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기자단 대표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교육부가 학교 현장에서 교육용 인공지능(AI) 등 첨단기술을 무료로 체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교사 대상 연수를 실시하는 등 정부 차원의 ‘에듀테크’ 도입에 본격 나서고 있다. 에듀테크 산업의 해외 수출을 꾀하는 한편 관련법 제정에도 나선다는 계획인데, 교육계에선 “교육 효과가 불분명하고 사회적 논의도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 정부가 도입을 지나치게 서두른다”는 우려가 나온다.

교육부는 18일 비상경제장관회의 겸 수출투자대책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에듀테크 진흥방안’을 발표했다. 에듀테크는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교육 과정에 디지털교과서나 챗지피티(GPT) 같은 최신 인공지능기술을 접목해 학습 효과를 높이는 기술·제품·서비스를 말한다. 에듀테크의 공교육 도입은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의 역점 사업으로, 교육부는 지난 2월 ‘에듀테크를 통해 맞춤형 교육을 실현하겠다’고 밝히고 6월엔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추진방안을 내놨다. 교육부는 “한국은 높은 수준의 디지털 기술과 인프라를 보유했으나 이를 공교육에 활용하지 않고 있다”며 “교육 주체들이 기술을 적극 활용하고 에듀테크 산업도 공교육을 지원하며 성장하도록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방안을 보면, 교육부는 먼저 에듀테크를 활용해 수업을 진행하는 주체인 교사들의 디지털 역량을 강화한다. 교사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역량 강화 연수를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 운영하고, 동료 교사의 에듀테크 활용을 돕는 선도 교사단인 ‘터치(TOUCH) 교사단’을 현재 400명에서 2025년 2000명으로 늘린다. 2024년에는 ‘에듀테크 정보 플랫폼’을 만들어 교사들이 에듀테크를 무료로 체험하고 평가 정보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교사 연구회 등을 중심으로 에듀테크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바우처도 지원하기로 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바우처 예산 규모는 30억 수준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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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기술을 단순히 수업에 활용하는 것에서 나아가 교사와 에듀테크 기업이 프로그램을 공동으로 기획·개발할 수도 있다. 교사와 기업이 팀을 구성해 에듀테크 기획과 개발, 활용 모델 수립, 적용까지 하는 ‘교육현안 해결형 에듀테크 프로젝트’를 실시한다. 에듀테크 전문 교사들을 활용해 에듀테크 기획‧개발 과정에서 공교육 관점의 고려 사항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할 방침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형 에듀테크 모델의 해외 수출도 추진한다. 정부 차원에서 ‘케이(K)-에듀테크’라는 브랜드를 새로 정립하고 산업부의 한류 박람회나 문화체육관광부의 K-박람회 등 주요 박람회를 통해 홍보할 계획이다. 교육부는 현재 국내에서 열리고 있는 에듀테크 관련 박람회인 ‘에듀테크 코리아 페어’도 아시아 최대 박람회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교육부가 주관하는 ‘에듀테크 수출지원협의회’에 관계부처와 기업, 민간 협회 등을 참여시켜 판로 개척을 돕겠다는 방침이다. 에듀테크 산업을 지원할 법적 근거를 만들기 위해 ‘에듀테크진흥법’(가칭) 제정도 추진한다. 법에는 에듀테크의 정의와 정책 추진 체계를 포함해 공교육과 연계한 기업 육성, 데이터 수집·활용에 관한 내용이 담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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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에듀테크 기술이 학교 현장에 본격적으로 투입되는 것을 두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에듀테크의 교육적 효과가 아직 불분명하고 사회적 논의도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는데 지나치게 성급하게 도입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좋은교사운동은 성명을 내어 “아직 에듀테크와 인공지능 디지털 교과서가 교육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질문도 시작하지 않았다”며 “사회적 숙의 없이 에듀테크진흥법부터 만들 순 없다”고 지적했다. 공교육을 사기업 기술 발전을 위한 시험대로 활용하는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박성욱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정책실장은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민간 기술을 학교 안에서 공식적으로 배포하는 망이 열린 것”이라며 “사기업의 이익을 위해 공교육이 활용되고 이미 문제행동 학생 지도나 학부모 민원 등으로 과부하가 걸린 교사들에게 (디지털 역량 강화라는) 또 다른 부담을 지우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