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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교육

혁신교육 열망이 실망으로…‘진보교육 산실’ 경기 내줬다

등록 :2022-06-02 03:27수정 :2022-06-02 03:44

9시 등교제·혁신학교 후퇴 예고
학교현장 변화에도 입시 현실벽
“공교육 충분하다 메시지 못줘”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임태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두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서 당선이 유력시되는 임태희 후보가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선거사무소에서 두 손을 들고 있다. 연합뉴스

1일 치러진 전국 시·도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교육의 산실’ 경기가 보수 교육감 지역으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경기는 2009년 김상곤 교육감이 전국 최초로 ‘진보 교육감 시대’를 열어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등 진보 교육 의제를 확산시킨 이래 단 한차례도 보수 후보에게 자리를 내주지 않았던 곳이다. 강원·부산·충북도 진보에서 보수로 교육감이 바뀔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2일 오전 3시20분 개표 상황을 보면, 경기에서 보수 단일후보인 임태희 후보가 55.20%로 진보 성향 성기선 후보(44.79%)에 앞선 것으로 예측됐다. 임 후보는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이명박 정부 고용노동부 장관과 대통령 비서실장 등을 지냈다. 현 이재정 교육감의 대표 정책인 ‘9시 등교제’ 폐지와 혁신학교 원점 재검토 등을 공약으로 내놓은 바 있다.

진보 성향 민병희 교육감이 내리 3선을 했던 강원에서는 보수 성향 신경호 후보가 29.34%를 얻어, 진보 성향 강삼영 후보(23.23%)에 앞서고 있다. 부산에서는 개표율 94.03% 상황에서 보수 성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회장 출신 하윤수 후보(50.75%)가 3선을 노리는 진보 성향 김석준 교육감(49.24%)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상파 3사(KBS·MBC·SBS)가 구성한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 공동 출구조사 결과에서도 하 후보(52.3%)가 김 교육감(47.7%)에 4.6%포인트 앞서며 경합 중인 것으로 예측됐다. 3선에 도전한 진보 성향의 김병우 충북 교육감(43.91%)도 2일 오전 3시20분 현재 보수 윤건영 후보(56.08%)에게 10%포인트 이상 뒤졌다.

이러한 결과는 윤석열 정부 출범 22일 만에 선거가 치러진데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한 ‘정치 지형 변화’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이날 <한겨레>에 “정치적으로 더불어민주당과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감이 큰 상황에서 진보 후보들이 새로운 교육 의제는 제시하지 못하고 파란색 옷을 입는 등 정치색을 드러내면서 함께 심판의 대상이 된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

2014년부터 8년간 진보 교육감들의 압도적 우세에도 근본적인 교육개혁은 뒤따르지 않아 누적된 실망감이 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영식 좋은교사운동 공동대표는 “민주적 의사 결정 등 학교의 변화는 있었지만, 입시 경쟁은 바뀌지 않은 탓에 학부모들이 사교육의 필요성을 더 느끼게 되는 역설적인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고 짚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원격수업이 장기화하면서 중·하위권 중심으로 기초학력 저하가 현실화되자, 학부모들이 진단평가 강화에 방점을 찍고 학력 신장을 강조한 보수 성향 후보에게 표를 줬다는 분석도 있다. 보수 성향 후보들은 기초학력 미달 학생 증가가 학력 진단 부족, 혁신학교 등 진보교육 정책 실패 때문이라는 논리를 폈다. 더불어 지나친 성적 경쟁을 부추긴다는 비판에 따라 폐기된 전수조사 방식의 학업성취도 평가인 ‘일제고사 부활’이나 혁신학교 폐지 등의 정책을 내걸었다.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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