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 12월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전날 답변 태도에 대해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항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해롤드 로저스 쿠팡 임시대표가 지난 12월3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쿠팡 침해사고 및 개인정보 유출, 불공정 거래, 노동환경 실태 파악과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한 청문회에서 전날 답변 태도에 대해 지적하며 사과를 요구하자 항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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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가 해롤드 로저스 현 쿠팡 한국법인대표와 박대준 전 대표를 산업재해 은폐와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추가 고발했다. 노조는 또 두 전현직 대표와 김범석 쿠팡아이엔씨(Inc) 의장을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도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는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 의장과 박 전 대표, 로저스 대표를 산업안전보건법, 형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산재 발생 사실을 은폐하고, 이를 위해 쿠팡풀필먼트서비스(CFS) 폐회로티브이(CCTV) 영상을 무단 반출해 분석했다는 혐의다.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고 장덕준씨의 사망 당시 씨에프에스 대표였던 노트먼 조셉 네이든 전 대표는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함께 고발됐다.

앞서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노조는 지난달 김 의장과 씨에프에스 법인, 네이든 전 씨에프에스 대표를 산안법 및 형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로저스 대표와 박 전 대표를 피고발인에 추가하고,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를 새로 포함했다. 로저스 대표와 박 전 대표 역시 산재 은폐에 적극 가담했다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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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연 변호사(공공운수노조 법률원)는 “해롤드 로저스는 김범석의 지시에 따라 ‘고 장덕준씨가 열심히 일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증거를 선별적으로 모으고 정작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 조사에는 근무 영상 전체를 제공하지 않아 고인의 과로 사실을 고의적으로 은폐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 역시 폐회로티브이 영상 분석을 총괄했다는 것이 노조 쪽 주장이다.

공공운수노조는 6일 김범석 쿠팡아이앤씨 의장,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형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공공운수노조는 6일 김범석 쿠팡아이앤씨 의장, 해럴드 로저스 쿠팡 대표, 박대준 전 쿠팡 대표 등을 산업안전보건법, 형법,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고발했다. 공공운수노조 제공

노조는 아울러 폐회로티브이 영상을 산재 은폐를 위해 반출해 분석한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물류센터 보안 유지’라는 개인정보 수집 목적과 범위를 초과해 이용한 것이기 때문이다. 현행법상 이처럼 개인정보를 목적 외에 이용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해당 조항의 공소시효는 7년으로, 2020년 장씨 사망 직후 영상 분석이 이뤄진 점을 고려하면 아직 시효가 남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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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당시 쿠팡이 불리한 부분을 제외하고 폐회로티브이 영상 일부만 고용노동부와 근로복지공단에 제출한 점을 고려해 적극적인 강제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이날 제기됐다. 쿠팡이 장씨 사망 직전 일주일 간 영상이나 시업시간 전 업무 영상을 분석하고도 제출하지 않았단 주장이다. 조혜진 변호사(서비스연맹 법률원)는 “장시간 노동이 인정될까봐 우려했다고 보인다”며 “산재 은폐 행위를 또다시 은폐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씨의 업무 장소에 총 8대의 폐회로티브이가 설치돼 있는데도 쿠팡은 이중 일부 영상만 선별해 제출하기도 했다. 장씨의 어머니 박미숙씨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산재 신청과정에서 (공단으로부터) 받은 영상이 많아야 6대 분량이었는데 그마저도 이틀치에 불과했다”며 “가장 힘들게 일했던 이른바 ‘메인 구역’에서 작업은 쿠팡이 분석하고도 공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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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서울경찰청 형사기동대는 김 전 의장을 고발한 택배노조 관계자를 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박씨는 참고인 신분으로 경찰에 출석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