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정 갈등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한 여·야·의·정 협의체(협의체)가 2025년도 의대 증원 조정에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출범 3주 만에 좌초됐다. 협의체에 참여하던 의료계 단체들은 “정부의 태도 변화 없이 더는 협의가 무의미하다”며 협의체 참여 중단을 선언했다.
이만희 국민의힘 의원은 1일 국회에서 협의체 회의 뒤 기자들에게 “협의체 대표들은 당분간 공식 회의를 중단하고 휴지기를 갖기로 했다”고 밝혔다. 협의체는 여당과 야당, 정부, 의료계가 모여 의-정 갈등을 풀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로 지난달 11일 구성됐다. 의-정 갈등 핵심 당사자인 전공의 단체와 최대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야당은 불참했다.
협의체가 중단된 것은 2025학년도·2026학년도 의대 정원 조정에 대해 의료계와 정부·여당이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의대협회) 등 협의체에 참여한 의료계 단체들은 수능 성적이 발표되는 이달 6일을 마지노선으로 생각하고, 수시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이월하지 않는 등 방식으로 2025학년도 의대 정원 증원분(1509명)을 줄이자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입시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정원을 조정하면 큰 혼란을 초래하므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2026학년도 증원에 대해서도 의료계 단체들은 증원을 하지 말고 2027년부터 인력수급추계위원회에서 논의하자고 요구했지만, 정부는 2026학년도 증원에 대해 추계위에서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이진우 의학회장은 이날 “2025학년도 의대 정원과 관련해 현실적으로 가능한 방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어떠한 유연성도 보이지 않았다. 더 이상의 협의는 의미가 없으며 협의체 참여를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며 “(의료계는) 정부의 잘못된 정책 추진을 막기 위한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경북 국립의대 신설을 지지한다고 밝힌 것도 이들의 협의체 참여 중단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의학회 관계자는 “전공의와 의대생이 다수 포함된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강하게 반대해 협의체 참여에 부담이 커진데다, 한동훈 대표의 의대 신설 발언으로 의료계 전반의 협의체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도 많아졌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지아 국민의힘 대변인은 “경북 의대가 신설된다고 더 증원되는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협의체 활동이 중단되면서 정부와 의료계의 대화는 당분간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의협 비대위는 다음달 초 예정된 의협 회장 보궐선거 전까지 의협을 이끌 임시 조직이어서 정부와 협상에 나설 동력도 크지 않다. 한 의협 대의원은 “비대위는 전공의들의 의견대로 정부가 입장을 바꾸기 전까지는 대화에 나서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회장 선거 때까지는 지지부진한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의협 회장 선거 결과나 이달 초 공고될 내년도 상반기 전공의 모집 결과 등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전공의 ㄱ씨는 “일반의와 전문의는 급여나 병원에서 할 수 있는 역할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고연차 전공의일수록 수련을 마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며 “사태가 장기화한 만큼 올해 하반기와 달리 내년 상반기 모집에는 지원하는 전공의들이 어느 정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손현수 기자 boy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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