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류가 달에 갔다 온 건 반세기가 넘었지만 달에 물이 있다는 걸 알아낸 건 2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아폴로 우주비행사들이 여러 차례에 걸쳐 달에서 암석을 가져왔지만 당시에는 기술적 한계 등으로 물을 확인하지 못했다.
달에도 물이 있다는 걸 처음 확인한 건 2008년 발사된 인도의 무인 달 탐사선 찬드라얀 1호를 통해서였다. 우주선에 탑재된 미국항공우주국(나사)의 M3(달 광물 지도 작성기)라는 분광기가 달 표면의 고위도 지역에서 물에서만 포착할 수 있는 적외선 신호를 포착했다. 특히 햇빛이 전혀 비치지 않는 남극의 울퉁불퉁한 영구음영지역에 얼음 형태의 물이 대량으로 존재한다는 징후가 보였다.
물이 풍부한 지역은 미국과 중국이 2030년대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달 기지 건설의 유력한 후보지다. 물은 식수나 생활 용수는 물론 수소와 산소로 분해해 호흡이나 로켓 연료로도 쓸 수 있다.
과학자들이 미래의 우주비행사들이 달에서 물을 확보하는 데 가장 유리할 것으로 추정되는 지역을 찾았다.
미국 콜로라도 볼더대와 행성과학연구소 공동연구진은 나사 달정찰궤도선(MRO)의 관측 데이터 분석을 통해, 남극 근처에 있는 하워스 충돌구가 얼음 형태의 물이 풍부하게 있을 가능성이 가장 큰 지역으로 보인다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천문학에 발표했다.

오래된 충돌구일수록 얼음 많아
이번 발견은 달에 존재하는 물의 기원을 역추적해가는 과정에서 이뤄졌다. 최근까지 과학자들이 유력하게 생각한 가설 가운데 하나는 후기 대폭격기(41억~38억년 전)에 소행성과 혜성이 충돌하면서 달에 물을 가져왔다는 것이다.
우선 연구진은 얼음 형태의 물이 영구음영지역에 불규칙적으로 분포해 있다는 점을 이번 연구의 출발점으로 삼았다. 달정찰궤도선 관측 데이터에 따르면 1억년 된 젊은 영구음영지역의 얼음 면적 비율은 3.4%지만, 15억년 된 지역은 13%나 됐다.
물이 골고루 분포돼 있지 않은 이유는 뭘까? 연구진은 달 표면 온도 데이터와 충돌구의 온도 변화에 대한 모델링 자료를 활용해 물의 기원을 추적했다. 연구진은 이 과정에서 달과 지구의 거리가 지구 반지름의 34배에 이르렀던 40억년 전부터 달의 자전축 기울기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했다는 데 주목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32억년 전 5도였던 달의 자전축 기울기는 현재 1.5도까지 줄어들었다. 자전축 기울기가 줄어들면 극지방에서 바라보는 태양의 고도가 낮아져, 햇빛이 닿지 않는 영구 음영 지역(PSR)이 넓어진다.
연구진은 이를 토대로 가장 오랜 기간 햇빛을 받지 못했을 충돌구 목록을 작성했다. 이어 이를 달정찰궤도선이 얼음을 발견한 충돌구 지역과 비교한 결과, 두 지역이 서로 일치한다는 걸 발견했다. 이는 물이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됐음을 뜻한다.
연구진은 “달에서 가장 오래된 충돌구에 얼음이 가장 많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가장 강력한 얼음 신호가 포착된 하워스 충돌구는 30억년 이상 응달 지역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달 남극 지역의 표면에 노출된 얼음의 40%가 하워스와 스베르드룹, 헨슨 3개 충돌구에 집중돼 있었다.
달 남극점으로부터 약 77km 떨어져 있는 하워스 충돌구는 지름 51.4km에 바닥면 깊이가 4km로 매우 깊게 파인 구덩이어서 얼음을 보존하기에 아주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 내부 온도가 영하 230도로 물 분자가 유입되면 즉시 얼어붙어버린다.

달에 있는 물은 어디서 왔을까?
그렇다면 달에 존재하는 물은 최초에 어디에서 왔을까?
연구진은 세 가지 가능성을 제시했다. 첫째는 달 깊은 곳에 있던 물이 화산 활동의 영향으로 표면으로 올라왔을 가능성이다. 둘째는 혜성이나 소행성 충돌을 통해 유입됐을 가능성이다. 셋째는 태양풍(태양에서 흘러나오는 대전 입자의 흐름)을 타고 왔을 가능성이다. 태양에서 날아온 입자 속의 수소이온이 달 표면 규산염 광물의 산소와 만나 화학 반응을 일으키면서 물을 만들었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그러나 오래된 영구음영지역일수록 얼음 비율이 높다는 점에 비춰볼 때, 어떤 경우든 달의 극지방 얼음은 단일한 사건에 의한 것이 아니라 오랜 기간에 걸쳐 축적돼 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논문 공동저자인 폴 헤인 교수는 “궁극적으로 달의 물 기원에 대한 의문은 표본 분석을 통해서만 풀릴 수 있다”며 “달에 가서 표본을 직접 분석하거나, 지구로 표본을 가져와 분석할 방법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를 위해 얼음이 보존된 충돌구를 더욱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달 소형 적외선 영상 시스템’(L-CIRiS)이라는 이름의 열화상 카메라를 개발하고 있다. 이 장비는 미국항공우주국의 민간 달 탑재체 서비스(CLPS) 프로그램에 선정된 인튜이티브 머신스의 네 번째 달 착륙선에 탑재돼 2027년 달로 보내질 예정이다 .
*논문 정보
Observational constraints on the history of lunar polar ice accumulation.
https://doi.org/10.1038/s41550-026-02822-9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font color="#FF4000">[단독]</font> ‘쿠팡 구하기’ 주도한 미 의원, 장동혁 만났다…“우려 전달”](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428/53_17773291398282_20260428500049.webp)

















![[사설] 중대재해처벌법 무력화한 ‘아리셀 참사’ 감형 판결](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423/53_17769354260487_20260423503418.webp)






![[단독] 한은, 4년째 기후변화 대응 미적…과제 10개 중 2개 이행](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257/154/imgdb/child/2026/0420/53_17766388713586_20260419502206.webp)



![<font color="#FF4000">[단독]</font> ‘쿠팡 구하기’ 미 의원, 장동혁 만났다…“우려 전달”](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893/536/imgdb/child/2026/0428/53_17773291398282_20260428500049.webp)

![<font color="#FF4000">[속보]</font> ‘통일교 1억 수수’ 권성동 항소심도 징역 2년](https://flexible.img.hani.co.kr/flexible/normal/500/300/imgdb/child/2026/0428/53_17773422709556_20260428501330.webp)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