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송광용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에 이어 김명수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제자의 논문을 사실상 표절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 교육정책을 책임지는 두 자리에 학문 윤리를 저버린 인사를 임명하면 안 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당시 한나라당)은 야당이던 김대중·노무현 정부 시절 ‘논문 표절’ 문제로 송자 교육부 장관과 김병준 교육부총리를 낙마시킨 바 있어 대응에 관심이 모인다.
17일 새정치민주연합 유기홍·박홍근 의원의 자료를 보면, 김 후보자가 2002년 6월 발표한 논문과 제자 정아무개씨가 그보다 넉달 전 작성한 석사학위 논문이 제목 및 내용에서 상당 부분 일치했다. 표절 검색 프로그램 분석 결과, 두 논문의 88%가 일치했다. 김 후보자는 학술지에 논문을 실으며 자신을 제1저자로, 정씨를 제2저자로 올렸다.
교육계에서는 교육자와 학생들의 사표가 돼야 할 ‘교육 지도자’로서 도덕성에 큰 흠결이 확인된 만큼 두 사람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재석 교육운동연대 집행위원장은 “다른 장관, 수석도 아니고 자라나는 세대에게 지식은 물론 진실한 가치관을 키워줘야 하는 교육문화수석, 교육부 장관이다. 논문 표절이나 하는 분들이 맡으면 안 될 자리”라고 말했다.
학계에서는 ‘관행’으로 눈감아주기엔 김 후보자와 송 수석의 표절이 상당히 ‘몰상식한 수준’이라고 지적한다. 한 교육 관련 단체 관계자는 “예전 관행의 유형이 있는데, 인용문 출처를 안 밝히거나 제자 논문에 자기 이름을 제2저자로 넣는 정도다. 제자한테 쓰라고 하고 자기 이름으로 발표하거나, 제자 논문을 베껴 자신을 주저자로 넣는 행태는 가장 질이 나쁜 사례”라고 짚었다.
성기선(가톨릭대 교수) 한국교육연구네트워크 연구소장은 “관행이었다고 해도 학술 연구의 윤리는 예전부터 있었다. 남의 연구를 자기 것처럼 가져온 것은 옛날에도 말이 안 됐다. 한국 교육과 학술 연구를 총괄·책임지실 분들이므로, 증거가 확인됐다면 본인들의 의견 표명이 필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야당도 차기 교육정책 책임자들의 도덕성과 청와대의 인사 시스템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유은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변인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김 후보자는 논문 표절 여부를 검증하는 한국교육학회장 출신이자 우리나라 교육계의 수장이 될 후보자라는 점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사고 있다는 사실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문제”라고 밝혔다. 그는 “교육부 장관 후보자와 신임 교육문화수석이 일제히 표절 논란에 휩싸이는 것을 보며, 다시 한번 청와대의 무너진 인사검증 시스템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짚었다.
20여개 청소년·대학생·학부모·교사·교수·교직원·교육시민단체가 모인 교육운동연대와 교육혁명공동행동은 18일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동숭동에 마련된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 앞에서 김 후보자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전정윤 이유주현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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