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14일 아키히토 일본 왕에게 일제 강점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요구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전 충북 청원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열린 ‘학교폭력 근절을 위한 책임교사 워크숍’에 참석해 “(일왕이) 한국을 방문하고 싶으면 독립운동을 하다 돌아가신 분들을 찾아가 진심으로 사과하면 좋겠다”며 “‘통석의 염’, 뭐 이런 단어 하나 찾아서 올 것이면 올 필요 없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가 지난 10일 독도 방문 감회를 물은 데 대한 답변이다.
아키히토 일왕은 1990년 일본을 방문한 노태우 당시 대통령 환영 만찬 자리에서 “우리 일본에 의해 초래된 불행한 시기를 생각하며 통석(痛惜)의 염(念)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라고 말했으나 이 표현에 진실한 사죄의 뜻이 담겼는지를 둘러싼 논란이 일었다.
이 대통령은 “내가 모든 나라에 국빈방문을 했지만 일본(국빈방문)은 안 가고 있다. (한-일) 셔틀외교를 하지만, 일본 국회에서 내 마음대로 하고 싶은 얘기를 하게 하면 (방문)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가해자는 잊을 수 있지만 피해자는 잊지 않고 단지 용서할 뿐이다. 일본의 가해 행위는 용서할 수 있으나,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당선자 신분이던 2008년 2월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일왕의 한국 방문에 어떤 제한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정부는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으나, 내부적으로 크게 반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정부의 한 외교 당국자는 “믿을 수 없는 발언이다. 수년간 (양국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이날 보도했다. 안창현 이형섭 기자 blue@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