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집회를 주도한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 소속 1842개 단체 모두를 ‘불법·폭력시위 관련 단체’로 규정하고 해당 정부 부처에 통보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불법·폭력시위 단체로 최종 지정되면 정부의 각종 보조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이들 단체 명단에는 민주노동당·창조한국당·진보신당 등 3개 야당도 포함됐다. 또, 애초 보조금을 받지 않는 참여연대·환경운동연합 등 시민단체, 대책회의에 이름은 올렸지만 활동 내역이 없는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등 장애인 단체, 한국양봉협회 등 직능단체, 의정부 생활복지센터 등 지역 복지단체, 독립유공자유족회 등까지 망라됐다.
경찰청은 6일 “대책회의 소속 1842개 단체와 수십개의 불법시위 단체 등 1900여개 단체 명단을 지난 1월30일 노동부, 통일부, 여성부, 환경부 등에 통보했으며, 행정안전부에도 곧 전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전배 경찰청 경비과장은 “대책회의에 이름을 올린 모든 단체는 불법·폭력시위에 관련됐다고 판단했다”며 “야당이나 직능단체들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2007년부터 불법·폭력 시위 단체를 보조금 지원대상에서 제외해왔다. 경찰청이 이들 단체 명단을 정해 통보하면, 각 정부 부처는 자체 심사를 거쳐 보조금 지급 여부를 결정한다. 행정안전부는 지난 3일 시민단체 정부지원금을 50억원으로 지난해 대비 절반 수준으로 삭감하고, 불법폭력 시위를 한 단체에 대해서는 지원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대책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어 “이명박 정권과 경찰이 대책회의에 속한 1800여개 단체 모두를 불법·폭력단체로 규정하는 치졸함의 극치를 보여주고 있다”며 “이는 돈으로 시민단체를 길들이려는 파렴치한 저의를 드러낸 것”이라고 반발했다. 참여연대의 안진걸 민생희망팀장은 “돈으로 시민단체를 길들이려는 정부의 의도는 이해하지만, 결국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대책회의 소속 단체 모두에게 보조금 지급을 끊게 될 경우 역효과도 클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대부분의 보조금이 애초 정부의 몫인 공익활동을 대행한 뒤 받는 일종의 ‘사업비’성격이지, 단체의 운영비나 인건비로는 쓰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길윤형 기자 charism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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