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왼쪽) 시정연설을 위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는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연합뉴스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마친 뒤 민주당 의원들의 박수를 받으며 퇴장하는 이재명 대통령. (왼쪽) 시정연설을 위해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내란특검팀의 영장청구를 규탄하는 손팻말을 든 국민의힘 의원들 앞을 지나는 이재명 대통령. (오른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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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정부 예산안 시정연설을 위해 국회를 방문한 이재명 대통령을 맞는 여야 풍경이 극명하게 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대통령 시정연설이 이어지는 동안 33번 박수를 치며 연설 내용도 “A급”이라고 평가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추경호 전 원내대표 구속영장 청구를 이유로 시정연설 불참을 선언해 아예 본회의장에 들어오지 않았다. 장동혁 대표는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는 등 대통령의 ‘중도 퇴진’까지 언급했다.

4일 올해 두번째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를 재차 찾은 이 대통령을 맞은 건 로텐더홀 계단 앞에 도열한 국민의힘 의원들이었다. 의원들은 ‘야당 탄압’에 항의하는 뜻에서 검은 마스크를 쓰고 검은 양복에 검은 넥타이까지 맨 채 ‘근조 자유민주주의’라는 문구가 적힌 팻말을 들고 이재명 대통령이 도착하기 전부터 계단에서 대기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이 국회 현관에 모습을 보이자 웅성거리기 시작했다. 의원들 사이에서 “범죄자 왔다”는 말이 들렸다. “재판을 재개하라”는 고성도 나왔다.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열린 4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을 규탄하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의 내년도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이 열린 4일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 송언석 원내대표 등 의원들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을 규탄하며 침묵시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이 국회 본청에 들어와 국민의힘 의원들이 있는 쪽으로 다가오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대통령 반응을 보고 대응하려는 듯 4~5초 동안 잠시 침묵했다. 이 대통령이 국민의힘 의원들 앞으로 더 다가오자 “재판하세요!”라는 외침이 곳곳에서 나왔다. 이 대통령은 국민의힘 의원들 앞에서 미소를 지으며 목례를 한 뒤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의장실로 향했다. 떠나는 이 대통령을 향해 의원들은 “재판받으세요”라고 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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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이 떠나자 국민의힘 의원들은 시정연설이 진행되는 본회의장 대신 의원총회 장소로 향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소속 의원 107명의 이름으로 성명서를 내어 사법부의 이 대통령에 대한 재판 절차 즉각 재개를 촉구했다. 시정연설 전 의원총회에서 장동혁 대표는 “이재명 정권을 끌어내리기 위해 모든 힘을 모아야 할 때”라며 “이번이 마지막 시정연설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국회 본회의장으로 입장하며 더불어민주당 의원들과 악수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결국 이날 이재명 대통령 시정연설은 국민의힘 쪽 국회 본회의장 좌석이 텅 빈 상태로 진행됐다. 일부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비어 있는 국민의힘 좌석 쪽 사진을 찍었다. 우원식 의장은 “오늘 새 정부 첫 (예산안) 시정연설하는데 이 자리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참석하지 않는 점에 대해서 참으로 유감스럽다”고 했다. 이 대통령도 시정연설을 시작하기 전 “좀 허전하군요”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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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통령의 시정연설에 33차례 박수를 치며 화답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며 “최악의 상황에서도 최선의 결과를 만들기 위해 영혼까지 갈아 넣으며 총력을 다했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말할 때와 “저는 우리 국민 여러분의 저력을 믿습니다. 그래서 자신 있습니다”라고 할 때 가장 큰 박수가 터져 나왔다.

이 대통령이 본회의장에 입장할 때와 퇴장할 때는 민주당 의원들이 기립해서 박수를 쳤다. 이 대통령도 의원들과 일일이 악수를 하며 입장하고 퇴장했다. 서미화 의원은 이 대통령과 악수를 한 뒤 팔짝팔짝 뛰기도 했다. 이 대통령이 연설을 마치고 퇴장할 때는 “이재명! 이재명! 이재명!”이란 연호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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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대표는 이 대통령 시정연설 후 페이스북에 “전남 순천 아랫장에 갔을 때 어느 상인께서 하신 말씀이 APEC이 A급이여~라고 하셨는데, 오늘 이재명 대통령의 시정연설 내용과 태도도 역시 A급이었다”며 “APEC도 A급이고, 시정연설도 A급이여~”라고 썼다. 박주민 의원은 페이스북에 텅 비어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 자리를 촬영해 올린 뒤 “이게 국민의 뜻을 받드는 국회의원입니까”라고 물었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기민도 기자 ke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