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과 미국, 일본 국방장관이 이번 주말 열리는 제13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에서 3국간 정보공유 방안을 논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세 나라 국방책임자간 첫 공식 논의로, 향후 3국간 실무 협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때맞춰 미국 하원이 미 국방부에 한-미-일 3국간 미사일방어(MD) 협력 강화를 요청하고 나서, 배경이 주목된다.
정부 당국자는 27일 “샹그릴라 대화 기간(5.29~6.1) 동안 한-미 국방장관 회담과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릴 예정”이라며 [%“김관진 장관과 척 헤이글 장관, 오노데라 이쓰노리 방위상의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는 3국간 군사정보공유 방안이 의제에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한-미-일 3국간 군사정보공유가 본격 추진되면 3국간 군사협력도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 당국자는 또 “3국 국방장관 회담 결과는 공동보도문 형태로 발표할 계획이어서 3국 실무자 간에 구체적인 문안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미국 하원은 지난 22일 통과시킨 ‘2015년 국방수권법’에서 “국방장관은 한-미-일 3국 미사일 협력 강화 방안에 대한 평가작업을 실시하고 이를 법안 발효 뒤 6개월 안에 하원 군사위에 보고하라”고 요청했다. 하원은 평가요소와 관련해 “(군사)정보공유 확대와 시스템 통합, 연합훈련을 포함한 미사일방어 협력이 가능한 분야를 평가할 것”을 구체적으로 주문했다.
미 하원의 이번 국방수권법 통과는 무엇보다 한-미-일 3국의 정보공유 약정 추진 계획과 맞물려 관심을 모은다. 그동안 3국간 정보공유 약정이 한-미-일 미사일방어(엠디) 추진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돼왔기 때문이다. 국방부는 미사일방어와 3국간 정보공유 약정 사이의 연관성을 제기하는 주장에 대해 “둘 사이에는 아무 관련이 없다. 우리 군은 종심이 짧은 한반도 전략환경을 고려해 미국의 미사일방어와 무관하게 ‘종말단계 하층방어 위주’의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를 구축하고 있다”고 반박해왔다.
그러나 예산편성권을 가진 하원이 한-미-일 미사일방어 협력 강화 방안 마련을 주문한 것을 미 국방부가 마냥 무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MD 추진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란 방증”
한미일 군사정보 공유 주말에 논의
이에 따라 이번 샹그릴라 대화 기간에 열리는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에서 한-미-일 3국간 정보공유 약정 추진이 공식화될 경우 그 배경과 관련해 논란이 재연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하원 국방수권법의 내용은 아직 상원과의 협의가 끝나지 않은 것인데다 또 미 의회의 주문이 무엇이든 그것은 미국 국내 정치의 일로 우리 정책을 기속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독자적인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를 구축하되 미국과 ‘상호운용성’을 확보한다는 기본 입장에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3국간 정보협력을 기관(국방부)간 약정, 양해각서(MOU) 형태로 추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양해각서에는 군사정보를 주고받는 절차와 규정, 제공받는 나라가 지켜야 할 정보보호의 원칙과 절차 등이 담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번 3국간 정보공유 양해각서 추진은 본질적으로 한-일 군사협력 강화를 겨냥하고 있다. 한-미 간, 미-일 간에 각각 정보보호협정이 맺어져 있는 마당에 일본과의 정보교류를 전제하지 않고는 한-미-일 정보공유 양해각서를 맺을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한-미-일 3국간 정보협력 추진이 ‘꼼수’라는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정부는 2012년 6월 서명 직전에 비판적인 여론에 밀려 철회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의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우회로’를 택했다. 미국을 끼워넣는 방식으로 3각 구도를 만들어 한-일 ‘직거래’ 인상을 희석시킨 것이다. 또 정식 ‘협정’이 아닌 ‘기관간 약정’ 형태로 ‘무게감’을 떨어뜨렸다. 그동안 24차례 정보보호 관련 국제협정 가운데 독일, 이스라엘 등 12개 나라와 ‘기관간 약정’을 맺은 전례를 원용한 것이다. 가능한 한 여론의 관심을 덜 받기 위한 포석인 셈이다. 기관간 약정은 원칙적으로는 법적 구속력이 없다는 게 일반적 견해다. 그러나 동맹국 미국이 포함된 국제 합의인 만큼 정식 협정과 별 차이 없는 효과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국방부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효율적으로 대처하려면 일본이 수집한 정보를 활용하기 위한 3국 정보공유 협력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가 궁극적으로는 미국의 중국 견제를 염두에 둔 동북아 전략의 일환인 만큼 자칫 미-중 대결구도에 속절없이 끌려들어갈 우려가 있다는 비판이 만만찮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정보에서 일본이 한국을 앞설 것이라는 가정도 사실과 다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일본은 2012년 4월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자 미국이 제공한 발사 정보를 토대로 해상자위대의 이지스함과 지상 배치 레이더로 추적해 직접 확인하려 하다 실패한 사례가 있다.
한-미-일 3국간 군사협력이 한반도 문제에 대한 일본의 발언권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가 추진되는 상황에서, 일본과의 군사협력 강화는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사실상 인정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박병수 선임기자, 워싱턴/박현 특파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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