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떻게든 아들과 딸을 만나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 하루 전날인 19일 이동식 침대에 누운 채 집결지인 속초 한화콘도에 들어서 주위를 안타깝게 했던 김섬경(91) 할아버지가 20일 결국 꿈에도 못 잊던 북쪽의 아들 진천(66)씨와 딸 춘순(67)씨를 만났다. 그러나 이번에도 기력을 회복하지 못해 들것에 실린 채 ‘구급차 상봉’을 해야 해, 지켜보던 이들의 마음을 무겁게 했다.
북쪽은 애초 구급차 상봉이 남북간 합의된 내용이 아니라며 수용하지 않았다. 대한적십자사 관계자는 “북쪽이 취재진이 달려들고 해서 어르신의 건강에 이상이 생기면 어떻게 하냐고 했다”며 “의사는 이 두 분을 방에서 만나게 하려고 해도 구급장비가 없어서 책임질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북쪽도 김 할아버지의 간절한 소망을 끝내 외면하지 못하고 언론 비공개를 조건으로 상봉을 받아들였다.
전날 김 할아버지는 속초 한화콘도에도 응급차에 실려 왔다. 당시 김 할아버지는 얼굴색이 창백하고 입을 벌린 채 멍한 표정으로 아무 말도 못하고 누운 채였다. 눈은 뜨고 있었지만 의식이 또렷하지 않은 것처럼 보여, 과연 금강산 상봉 행사에 참여할 수 있을지 불투명했다. 하지만 김 할아버지는 의료진의 우려에도 “이번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는데 어떻게든 만나겠다”고 강한 의지를 보였다고 한다.
함북 출신의 홍신자(83) 할머니도 기력이 떨어져 비좁은 구급차에서 북쪽의 동생 영옥(82)씨와 조카 한광룡(45)씨 등과 60여년 해묵은 한을 기어코 풀었다. 아무도 홍 할머니의 “60여년을 기다려 찾아온 만남인데 어떻게 포기하느냐”는 필생의 소망을 꺾을 수는 없었다. 몇몇 고령 이산가족들도 휠체어로 이동하는 어려움을 감내했고, 또 일부는 애끊는 가족 상봉을 하다 격한 감정을 못 이겨 탈진했다. 남쪽 관계자는 “이산가족 대부분이 고령이어서 과거에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다들 세상을 뜨기 전에 가족들을 꼭 만나야겠다는 의지가 워낙 크다”고 했다.
남북 이산가족이 20일 금강산에서 3년 4개월 만에 다시 상봉했다. 전날 강원도 속초에 모여 하룻밤을 보낸 남쪽 이산가족 82명과 동반가족 58명은 이날 금강산으로 들어가 북쪽의 가족 178명과 60여년 만에 감격적인 상면을 했다. 이날 상봉에는 납북자 가족 4명도 포함됐다. 1972년 12월 서해상에서 홍어잡이를 하다 납북된 ‘오대양호’ 선원 가족 박양곤(52)씨와 74년 납북된 어선 ‘수원 33호’의 선원 가족 최선득(71)씨 등 전후 납북자 가족, 6·25 때 의용군으로 납북된 최병관(67)씨 등 전시 납북자 가족이 북에서 온 형제자매를 만났다.
이들 1차 상봉단은 오후 1시께 금강산호텔에 도착한 뒤 3시께 단체 상봉으로 첫 해후의 기쁨을 누렸고, 저녁 7시부터는 북쪽이 주최한 환영 만찬에 참석했다.
21일에는 개별 상봉에 이어 단체 실내 상봉을 한 뒤 22일 작별 상봉을 끝으로 헤어진다. 2박3일간 6차례, 11시간의 만남을 뒤로하고 다시 기약 없는 긴 이별의 현실로 돌아가게 된다. 다만, 구급차 상봉을 한 김섬경 할아버지와 홍신자 할머니는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21일 개별 상봉만 마친 뒤 귀환한다. 23~25일에는 2차 상봉 행사가 열려 북쪽 상봉자 88명이 남쪽 가족 361명을 만난다.
금강산/공동취재단, 박병수 선임기자 su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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