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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서울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손님을 모으려고 여성에게 약물(GHB)을 투약하고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2019년 2월14일 클럽 앞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의 모습. 연합뉴스
2019년 서울의 유명 클럽 ‘버닝썬’에서 손님을 모으려고 여성에게 약물(GHB)을 투약하고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사진은 2019년 2월14일 클럽 앞에서 대기 중인 취재진의 모습. 연합뉴스

전치영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이 2019년 변호사 시절 ‘버닝썬 사건’ 피의자를 변호한 것으로 3일 확인됐다. 공직자 인사 검증을 담당해야 할 자리에 적절치 못한 인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한겨레가 이날 확인한 버닝썬 사건 관련 판결문을 보면, 전 비서관은 2019년 공론화된 이 사건 핵심 피의자인 가수 정준영씨의 친구이자 버닝썬 클럽 직원인 김아무개씨의 변론을 맡았다. 김씨는 2016년 음악 행사에서 만난 여성을 성폭행하고 정씨와 함께 간 리조트에서 술에 취한 여성들을 성추행하고 불법촬영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2020년 징역 4년이 확정됐다. 에스비에스(SBS) 보도에 따르면 전 비서관은 1심부터 3심까지 김씨를 변호한 유일한 변호인이다.

전치영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대한변호사협회 누리집 갈무리
전치영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 대한변호사협회 누리집 갈무리

판결문에서 법원은 “김씨가 여성을 상대로 범행을 반복하고 촬영한 뒤 정씨 등과 공유하는 등 여성을 성적 쾌락의 도구로 생각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김씨가 성적 충동을 억제하지 못하고 재범 가능성이 높다”고 판시했다. 변호인단은 공판 과정에서 ‘피해 여성들이 술에 취해 기억이 불분명했고 사건 발생 3년 뒤에야 고소했다’며 피해자들 진술의 신빙성을 떨어뜨리려는 전략까지 폈다고 에스비에스가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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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은 이와 관련해 “변호사 시절 수임 사건을 문제 삼기 어렵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