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부터 캐나다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하며 12·3 비상계엄 이후 반년 동안 중단됐던 정상외교 복원에 나선다. 1박3일의 짧은 일정 동안 관세 협상 등 첨예한 현안을 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양자 회담이 성사될지 관심이 쏠린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5일 브리핑을 열어 “이 대통령이 캐나다 초청으로 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16일부터 1박3일간 첫 해외 방문길에 오른다”고 말했다. 취임 12일 만에 정상외교 무대에 오르는 것인데, 다자 회의인데다 참관국(옵서버)라는 한계가 명확한 상황이다. 그러나 “계엄 선포로 민주주의 위기에 처했던 ‘민주 한국’이 돌아왔다는 메시지를 국제사회에 알리는 첫 국제 무대”이자 “(계엄 이후) 6개월여간 멈춰 선 정상외교 공백을 해소하고 정상외교 복원을 알리는 출발점”이라는 데 의미가 있다는 게 위 실장의 설명이다. 위 실장은 “글로벌 경제·안보 환경의 대전환 속에서 국익 중심 실용 외교의 장에 나서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각) ‘에너지 안보’를 주제로 열리는 확대 세션에서 에너지 공급망 다변화와 인공지능(AI)·에너지 연계를 주제로 두 차례 발언할 예정이다.
실용 외교와 외교 영역 다변화를 공언해온 이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미국·일본과 양자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한편, 다양한 국가 정상들과 회담에 나설 계획이다. 위 실장은 “이 대통령이 16일 오후 도착 후 첫 일정으로 이번 회의에 초청받은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하고, 17일 G7 회원국을 포함해 주요국 정상과 양자 회담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특히 관심이 쏠리는 한-미 정상회담 개최 여부를 명확히 밝히진 않았지만, 실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현재 관세와 안보 등 주요 현안들이 대두돼 있고, 이 대통령은 미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현안 협상을 타결한다는 입장을 협상팀에 내려놓은 상태”라며 “정상들이 회동한다면 실무 협상의 동력을 제공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또 회담이 성사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나 방위비 분담 문제 등을 꺼낼 가능성을 두고는 “여러 가능성에 대한 대비를 하고 있다. 열린 자세로, 동맹의 정신으로 조속한 타결을 위해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두고도 “다자간 일정 조율이 진행 중”이라며 “한-미 동맹과 한·미·일 협력은 우리의 외교·안보의 근간이며, 이 대통령도 이를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초대 에이아이미래기획수석에 40대인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에이아이혁신센터장을 파격 발탁했다. 국가안보실 1차장엔 군 출신인 김현종 전 청와대 국방개혁비서관이 임명됐고, 2차장은 임웅순 주캐나다 대사, 3차장은 오현주 주교황청 대사가 맡는다.
엄지원 기자 umkija@hani.co.kr 신형철 기자 newir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