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의 ‘직구 금지’ 철회 혼선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한덕수 국무총리는 책임을 떠넘기는 모습으로 비치고, 발표 주체였던 국무조정실은 사과를 하면서도 발표 자체가 잘못됐다는 건지, 발표를 잘못 이해한 언론 책임이라는 건지 애매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부터 드러났던 행정 난맥상이 3년차가 되도록 고쳐지지 않고, 무능과 무책임이 도드라져 보인다.
대통령실은 이번 사태의 불똥이 윤 대통령으로 옮겨붙지 않도록 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거센 여론 반발에 이례적으로 빨리 사과했지만, 실제론 오히려 총리실을 질책한 듯한 모양새다. 또 정부 대책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바 없다는 해명은 궁색하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환경부, 관세청 등 14개 부처가 참여하는 범정부 티에프(TF)가 2개월 동안 20차례 회의를 해 총리가 대책을 발표하는데도 대통령이 전혀 몰랐다면, 그게 더 심각한 상황이다. 대통령과 총리는 매주 주례회동을 하는데 ‘국정 현안’ 논의에서 이렇게 중요한 사안을 대통령에게 보고도 하지 않았단 말인가. 20일 주례회동을 윤 대통령이 취소했는데, 이번 사태에 대한 질책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오히려 이런 때일수록 대통령과 총리가 만나 대책을 논의해야 되는 것 아닌가.
윤 대통령은 이렇게 한 총리에게 책임을 떠넘기느라 급급한데, 한 총리는 “정책 의도가 왜 제대로 전달이 안 됐느냐”며 국무조정실을 강하게 질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한 총리는 지난 16일 국정현안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해외직구 급증에 따른 소비자 안전 강화 및 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한 당사자다. 왜 이런 중대한 발표를 하면서도 당정 협의도, 여론 수렴도 제대로 거치지 않았는지 의문이다.
소통 부재와 유체이탈, 그리고 무책임은 윤석열 정부의 특징이 됐다. 새만금 잼버리 행사나 엑스포 유치 실패 같은 ‘행정 참사’가 우연이 아님을 국민들이 다시 한번 확인했다. 실패해도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실패 원인을 점검해 고치지 않으니 비슷한 일이 계속 반복되는 것이다. ‘만 5살 초등학교 입학’부터 ‘주당 69시간 근로’,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수능시험 킬러문항 배제’, ‘각종 카르텔 논란’ 등 대통령 스스로 행정 체계를 무시하거나 즉흥적인 결정과 번복을 일삼는 통에 정부 시스템이 정상적으로 작동하고 있지 않다. 지금 이 사태가 누구의 책임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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