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가 전시된 곳에 국화와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10주기를 하루 앞둔 15일 전남 목포신항 세월호 선체가 전시된 곳에 국화와 노란 리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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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0주기를 맞아 안산 단원고 기억교실과 진도 팽목항 등 추모 공간을 찾는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희생자와 유가족, 그리고 참사의 교훈을 잊지 않겠다는 시민들의 연대와 다짐이다. 세월호는 안전보다 이윤을 앞세우는 우리 사회의 민낯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반성과 성찰로 참사를 대하는 시민들과 달리, 정부는 세월호가 빨리 잊히기만 바라는 것 같다.

15일 세월호 관련 시민단체 ‘4·16연대’에 따르면, 사회적참사특별조사위원회(사참위)가 2022년 6월 활동 종료와 함께 권고한 54개 조처 가운데 정부가 이행한 것은 단 1개(해양재난 수색구조 체계 개선)에 불과했다. 사참위는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국정원의 불법사찰과 세월호 조사 방해 등에 대해 대통령이 직접 사과할 것을 권고했으나, 대통령실은 거부했다. 또 사참위는 △불법사찰 및 세월호 조사 방해에 대해 추가적인 독립조사 △국정원 자료의 국가기록원 이관 △의료지원금 지급 기간 개정 등도 권고했으나 모조리 외면당했다. 이뿐만 아니다. 정부와 유가족들은 2019년 단원고 건너편 화랑유원지에 공식 추모시설을 만들기로 합의했지만, 정부가 이런저런 이유로 착공을 미루는 바람에 10주기인 지금도 아직 첫 삽을 못 뜨고 있다. 미국 연방정부가 뉴욕 한복판에 9·11 메모리얼 파크를 만든 것은 기억을 통해 비극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세월호 참사가 시민들에게 기억되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는 것처럼 보인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년이 됐지만, 한국 사회의 안전은 좀처럼 나아지지 않았다. 지난 한해 동안 일터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가 무려 598명에 달했다. 자살 인구는 1만명이 훌쩍 넘었다. 2022년 10월29일 서울 이태원에서 159명이 압사한 사건은 세월호 참사의 판박이였다. 정부는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 대책 마련 대신 진상 축소와 책임 회피에 급급했다. 이런 정부에서 시민들은 불안할 수밖에 없다. 동아대 긴급대응기술정책연구센터가 최근 세월호 10주기를 맞아 재난안전인식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60%가 우리나라가 ‘안전하지 않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안전에 대한 책임이 중앙정부(34%)와 대통령(41.4%)에 있다고 답했다고 한다. 그런데도 정부는 시민의 안전보다 엉뚱한 데에 더 신경을 쓰는 것 같다. 참사를 기억하지 않는 사회는 결코 안전해질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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