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은 어느 시대 어느 곳이나 생명과 다름이 없다. 땅을 기름지게 하고, 곡식을 자라게 하며, 늘 새로운 생명을 싹틔우는 바탕이 물이다. 흔히 종교 행사로 치르는 ‘세례’ 또한 인간의 죄를 씻어주는 것을 의미하지 않겠는가. 그렇기에 <균여전>의 ‘항순중생가’에도 ‘대비 물로 적시어 이울지(시들지) 아니하겠더라’라는 시구가 나온다.
땅이름에 물과 관련된 것은 매우 많다. ‘물’의 옛말은 ‘’였다. <삼국사기> 지리지에 ‘수성군’(매홀군), ‘매소홀현’(미추홀), ‘수곡성현’(매탄홀), ‘이천현’(이진매현)에 포함된 ‘매’(買)는 모두 ‘물’을 표기한 보기들이다. 그런데 이 낱말의 음은 산을 나타내는 ‘뫼’와 유사하며, 들을 나타내는 ‘
’와 같다.
여기에서 우리는 ‘물’을 뜻하는 ‘’가, 산이나 들의 ‘뫼’와 ‘
’처럼 ‘미’로 변화할 가능성을 점칠 수 있다. 그런데 이 낱말은 ‘미’로 변화하지 않고, ‘믈’을 거쳐 ‘물’로 변화한다. 왜 그럴까? 이에 대한 해답은 언어 변화의 기능 부담과 관련지어 풀이할 수 있다. 달리 말해, 하나의 낱말 형태가 지나치게 많은 의미를 담당할 경우, 서로 다른 꼴로 나타내는 것이 효율적이므로, ‘산’과 ‘들’, 그리고 ‘물’을 모두 ‘미’로 일컫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이와는 달리 ‘나리’에서 온 ‘내’는 오랫동안 땅이름에 남는다. 예를 들어 ‘모래내’, ‘연신내’, ‘오목내’처럼, 물줄기를 뜻하는 ‘내’는 오늘날에도 자주 들을 수 있는 땅이름이다.
허재영/건국대 강의교수·국어학
[땅이름] 물과 땅이름 / 허재영
- 수정 2007-02-21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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