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막은 흔히 ‘눈의 창문’이라고 불린다. 외부의 빛이 각막을 통해 들어오기 때문이다. 이곳에 혼탁이 생기면 빛이 제대로 통과하지 못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고, 심하면 실명을 포함한 심각한 시력 저하가 일어나게 된다.
혼탁해진 각막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은 고대로부터 이어져 왔다. 그리스 의사 갈레노스(129~216)는 ‘각막 문신술’을 제안했다. 뿌옇게 변한 각막을 검게 염색해 미용적으로 개선하고자 한 것이다.
각막 문제가 치료 차원에서 해결된 것은 1905년 오스트리아 안과 의사 에두아르트 치름(1863~1944)이 세계 최초로 각막 이식 수술을 성공시킨 이후다. 우리나라의 첫 각막 이식 수술은 1966년 서울성모병원 안센터에서 이루어졌다. 당시로서는 안과 영역에서 매우 난도 높은 수술이었다.
이제 각막 이식은 평이한 수술이 됐다. 하지만 각막 수급은 점점 어려워졌다. 각막 기증자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국내에서는 수술용 각막의 공급이 수요에 훨씬 못 미친다. 그 간격을 수입 각막이 메워주고 있다.
문제는 2024년 의-정 갈등으로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들어가면서 미국·필리핀 등으로부터 들여오는 수입 각막 의존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것이다. 그때까지 기증자나 그 유족을 만나면서 각막을 채취해 오는 임무를 주로 전공의들이 맡았는데, 전공의들이 병원을 떠나면서 기증 각막 채취 숫자가 축소됐기 때문이다. 2023년 국내 기증 각막으로 진행한 이식 수술이 330건이었는데, 2024년에는 153건으로 크게 줄었다. 이에 따라 각막 수술에서 수입 각막을 사용한 비중도 2023년 73%에서 2024년 80.5%로 높아졌다.
2025년 통계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의료계에서는 국내 기증 각막 사용 비중이 이전 만큼 회복되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대학병원의 한 안과 의사는 “전공의들에게 지방 등지로 각막 채취를 가라고 지시하는 것 등이 조심스러운 환경이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전공의는 돌아왔지만, 각막은 온전히 돌아오지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설 명절 이전에 2027학년도 이후의 의대 증원 규모를 발표할 예정이다. 모두 지역의사제로 선발되는 증원 규모를 놓고 여러 목소리가 나온다. 하지만 모두가 명심해야 할 것이 있다. ‘의료 시스템은 다시 가동되고 있지만, 국민 마음속에 남은 상처는 아직 온전히 해소되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이다. 의대 증원 규모 결정 과정에서 이런 마음을 헤아리는 지혜가 필요해 보인다.
김보근 건강의료섹션팀장 tree21@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