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현지시각) 페루 치클라요 성 마리아 대성당에서 신임 교황 레오 14세 선출을 사람들이 축하하고 있다. 치클라요/로이터 연합뉴스
8일(현지시각) 페루 치클라요 성 마리아 대성당에서 신임 교황 레오 14세 선출을 사람들이 축하하고 있다. 치클라요/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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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현지시각) 제267대 교황으로 선출된 레오 14세는 전임 프란치스코 교황과 유사한 가르침을 펼칠까. 기후위기 대응과 이주민 정책에 대해서는 적극적 발언과 대응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여성의 성직 참여에 대해서는 부정적 의견을 낸 바 있고, 동성애나 성소수자 관련해서는 13년 전이지만 보수적 발언을 한 사실이 거론되고 있다.

레오 14세 신임 교황은 여성의 성직 참여에 대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으로 보인다. 2023년 한 기자회견에서 여성의 교회 활동 참여에 대해 “다양한 측면에서 교회 생활에 기여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도 여성 사제 서품 등 성직자로 나서는 것에 대해 “오히려 새로운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기존 가톨릭 입장과 같다.

동성애와 성소수자와 관련해서도 다소 부정적인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2012년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총장 시절 바티칸 주교들에게, 동성 배우자와 그들의 입양 자녀로 구성된 대안 가족을 묘사한 텔레비전 프로그램과 영화를 두고 “얼마나 온건하고 동정적으로 묘사되는가”라며 비판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13년 전 발언이라는 점에서, 동성애자를 형제로 받아들인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생각이 달라졌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영국의 성소수자 옹호 가톨릭 단체는 이날 신임 교황을 향해 “기존 입장이 바뀌었길 바란다”고 논평을 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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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오픈 테니스 경기 2라운드 중 레오 14세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화면이 송출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이탈리아 오픈 테니스 경기 2라운드 중 레오 14세 교황 선출 소식을 알리는 화면이 송출되고 있다. 로마/AP 연합뉴스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은 인정하고 있다. 바티칸 뉴스는 그가 “자연에 대한 폭압적 지배를 반대”했으며 환경과 인간 공동체의 관계는 “호혜적 관계”여야 한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지구 생명체를 보호하기 위한 가톨릭 공동체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천주교 교리인 ‘찬미받으소서’ 회칙으로 기후위기 대응의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한 프란치스코 교황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레오 14세
레오 14세

유럽 출신 선조를 둔 이주민의 자녀로서 레오 14세 교황 역시 이주민들에 대한 관심은 크다. 로이터 통신은 페루 가톨릭 단체 관계자 말을 인용해 페루로 온 베네수엘라 이주민들에게 새 교황이 관심을 보였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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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를 향한 오래된 성 학대 의혹에 대해 신임 교황의 대응도 주목받을 수밖에 없어 보인다. 교황도 미국 시카고와 페루에서 교계 책임자로서 지역에서 발생한 성 학대 사건을 제대로 조처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다. 시카고 아우구스티누스 수도회 총장 시절, 미성년자 성 학대에 연루된 한 사제를 수도원에 머물도록 허락한 의혹과 페루 치클라요 교구 주교 재임 기간 발생한 사제 두 명의 소녀 성추행 혐의에 대해 제대로 조사하지 않았다는 피해자 쪽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교황청은 그에게 책임을 묻지는 않았다.

미국 언론들은 시카고 출신인 레오 14세의 유권자 등록 기록을 보고, 2012년과 2014년, 2017년 그가 일리노이주 공화당 예비선거에서 투표한 이력이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선거에서도 투표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유권자들은 투표할 정당의 예비선거에 참여해 지지 후보나 정당에 대한 선호도를 표시할 수 있기 때문에 공화당을 지지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민주당은 가톨릭에서 반대하는 여성의 임신 중지권을 지지한다.

최우리 기자 ecowoori@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