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가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5월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담당 부차관보가 워싱턴DC에 있는 자신의 싱크탱크 사무실에서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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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국방부 정책차관에 엘브리지 콜비 전 국방부 전략 및 전력개발담당 부차관보를 지명했다. 미국은 중국을 상대하는 데 집중하고, 북한에 대한 위협은 한국이 스스로 대응해야 한다고 일관되게 주장했던 콜비가 한미 동맹을 관리하는 최고위직에 지명됨에 따라 주한미군 역할 조정, 한국 자체 핵무장 등 그의 지론이 현실화할지 주목된다.

트럼프 당선자는 22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콜비 지명사실을 알리면서 “콜비는 ‘미국 우선주의' 외교 및 국방 정책을 강력히 지지하는 존경받는 인물로 국방장관 지명자와 긴밀히 협력하여 힘을 통한 평화 정책을 실현할 것이다. 제 첫 임기 동안 펜타곤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아 2018년의 역사적인 국방 전략을 이끌었다”고 소개했다.

트럼프 1기 때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내며 2018년 대중국 강경노선을 핵심으로 한 펜타곤의 국방전략문서 집필을 주도했던 콜비는 중국 견제에 모든 자원을 집중해야 한다는 노선을 주도하는 인물이다. 중국이 동아시아에서 패권을 확립하게 둬선 안 되며, 이를 위해 한국·일본·대만 등 동아시아 핵심 파트너들과 군사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동맹국들이 스스로 방위 능력을 강화하고 미국과 함께 역할 분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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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그는 주한미군 역할 조정, 한국의 자체 핵무장 등을 설파해왔다. 지난 5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미국의 주된 문제가 아닌 북한을 해결하기 위해 더 이상 한반도에 미군을 인질로 붙잡아둬서는 안 된다”며 “한국은 북한을 상대로 자국을 방어하는 데 있어서 주된, 압도적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나에게 결정 권한이 있다면 주한미군을 두지 않을 것”이라고도 했다. 다만 다른 인터뷰에선 주한 미군의 역할을 북한보다 중국 견제에 초점을 둬야 한다면서 물리적인 ‘철수’를 주장한 건 아니라는 취지로 발언하기도 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서도 비현실적 목표라고 단언하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사거리 제한 등 군비통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본다.

한국과 미국이 북핵 위협에 한 몸처럼 대응하자는 취지의 ‘ 일체형 확장억제'를 목표로 하는 한·미 간 핵협의그룹(NCG) 운영에 대해서도 부정적이다. 그는 여러 인터뷰에서 “미국은 이(핵우산 강화) 약속을 지킬 수 없다”, “미국이 자국 도시들을 희생하면서까지 한국을 북한 핵 공격으로부터 보호하지 않을 것이다” 등의 발언을 해왔다. 그러면서 “한국의 핵무장까지 테이블에 올려놓고 논의해야 하며, 한국이 핵무장에 나서도 미국이 제재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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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정책 차관은 국방부 내에서 장관-부장관 바로 아래 위치한 고위직으로 국방부의 정책 전반을 총괄하며 특히 전략·동맹 관리·군사 작전 지침 등에서 핵심적인 의사결정을 주도한다. 트럼프 1기 때 콜비는 정책 차관 아래에서 부차관보로 근무했다. 국방부 차관직은 미국 상원의 인준이 필요하다.

트럼프는 이날 국방부 부장관에는 자신의 억만장자 후원자로 사모펀드인  서버러스 캐피탈 최고경영자인 스티븐 파인버그를 지명했다고 발표했다. 파인버그는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서 정보자문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서버러스 캐피탈은 극초음속 미사일 사업에 투자했으며, 파인버그는 한때 용병업체 다인코프(DynCorp)를 소유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월스트리트 기업가인 그가 각종 방위 계약과 관련이 있는 국방부 부장관을 맡으면 이해 충돌 우려가 있고, 그가 부장관에 적합한 인물인지도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고 짚었다. 

김원철 기자 wonchul@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