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2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아파트 단지의 모습.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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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5 부동산 대책 이후 정부 고위 관계자들이 보유세 인상 필요성을 시사하면서 향후 부동산 세제개편 가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제 구조 정상화를 위해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는 세제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26일 행정안전부 지방세통계연감을 보면, 거래세의 일종인 취득세 규모는 2023년 기준 24조3천억원으로, 전체 지방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1.6%에 달했다. 반면 보유세의 일종인 재산세는 14조9천억원으로 비중이 13.2%였다. 또 다른 보유세인 종합부동산세 결정세액은 4조2천억원 수준이었다. 지자체 살림살이에 취득세가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 거래세 부담은 다른 주요국과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거래세 부담 비중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2021년 기준 1.35%로 오이시디 평균(0.51%)의 두 배 이상이었고, 2위 호주(1.04%)·3위 스페인(0.90%)을 한참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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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현장과 조세 전문가 사이에선 부동산 세제의 구조를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부동산 거래를 활성화하고 효율적인 자산 분배를 위해 거래세는 낮추고 보유세를 높여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자산 재분배를 위해서든 시장 효율성을 위해서든 보유세를 올리고 거래세를 낮추자는 것은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조세정책에서 거의 유일하게 합의된 부분”이라고 말했다.

그런데도 이런 구조가 고착된 건 보유세보다 거래세가 상대적으로 부과하기 손쉬운 세원이어서다. 보유세는 납세자의 현재 소득 등 경제 상황과 무관하게 자산가치에 따라 부과하는 세금이라 조세저항이 큰 편이다. 집을 소유하고 있지만 당장 소득이 없는 은퇴 고령층의 반발이 대표적이다. 반면 거래세는 내는 사람의 반발이 비교적 적은 데다, 지자체의 중요한 세원으로 인식되는 탓에 낮추기가 쉽지 않다. 최한수 경북대 교수(경제학)는 “거래세는 부동산 계약에 수반되는 비용으로 인식될 수 있지만, 보유세는 현금흐름과 관계없이 내야 하는 세금이기 때문에 조세 저항이 심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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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민주당 계열 정부가 집값을 잡는 수단으로 보유세를 이용한 점도 조세 저항의 한 원인으로 꼽힌다. 앞서 노무현 정부는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하고 문재인 정부도 종부세 인상, 공시가격 현실화 등 보유세 강화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유동성 확대 등 거시경제 상황에 더해 매물 부족 등이 맞물리면서 오히려 집값은 가파르게 올랐다. 거래세 조정 등과 결부된 부동산 세제 구조 개편이 아닌, 고가 주택을 표적으로 삼은 조세 정책에 부유층을 중심으로 한 반발만 커진 셈이다. 이를 의식한 듯 여권에서는 보유세 인상에 신중한 분위기다. 한정애 정책위의장은 지난 21일 당내 주택시장안정화티에프(TF) 출범을 발표하면서 “후속 조치로 보유세 인상 등 세제 개편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전문가들은 부동산 세제 합리화를 위해 보유세를 높이고 거래세를 낮추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과)는 “고가 주택 일부에 대해 종부세를 올리는 건 주택시장에 주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에, 종부세가 아닌 재산세를 올리고 취득세는 폐지하는 식으로 ‘보유세 정상화’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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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수도권 주택으로 수요가 쏠린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도 이번 세제개편의 주요한 검토 대상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6일 “5억원짜리 세 채를 가진 사람과 50억원짜리 한 채를 가진 사람의 형평성을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1주택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 등을 손볼 수 있다는 취지다. 기재부는 다음달 부동산 세제개편을 위한 연구용역에 착수할 계획이며 구체적인 방안은 내년 7월 세법개정안 전후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상민 수석연구위원은 “부동산 가격이 너무 급등하지 않길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확산될 때가 보유세를 높여야 하는 적기”라며 “내년 세제개편안에 보유세 강화, 거래세 완화를 담아야 한다”고 했다.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