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에 들고 있는 느낌마저 사라질 정도’
미국 애플은 지난 9일(현지시각) 공개한 새 스마트폰 ‘아이폰17 에어’를 가리켜 이같이 표현했다. 이름 그대로 공기(에어)처럼 가볍고 얇은 신제품을 앞세우며 슬림폰(두께와 무게를 대폭 줄인 스마트폰) 전쟁에 뛰어든 셈이다.
애플은 이날 미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의 애플파크 스티브잡스 시어터에서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어 최신 스마트폰인 아이폰17 시리즈를 공개했다. 기존 아이폰은 기본 모델과 플러스, 고급 모델인 프로와 프로맥스 등 4개 모델로 이뤄졌다. 올해는 플러스 모델을 없애고 에어 모델을 새로 선보였다.

아이폰 에어는 두께가 5.6㎜로 역대 아이폰 중 가장 얇다. 전 세대인 아이폰16 플러스(7.8㎜)보다 2.2㎜, 삼성전자가 지난 5월 출시한 갤럭시 S25 엣지(5.8㎜)에 견줘서는 0.2㎜ 얇아졌다. 다만 화면은 6.5인치, 무게가 165g으로 삼성 S25 엣지(6.7인치, 163g) 대비 조금 작고 무거운 편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아이폰 에어는 그 어떤 제품과도 비교가 불가능하다”며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애플은 아이폰17 시리즈에 3나노 기술 기반의 A19칩 등 자체 설계한 신형 칩들을 탑재해 기기 성능도 끌어올렸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관세와 다른 비용 등으로 가격을 인상하리란 예상을 깨고 가격을 거의 동일하게 유지했다”고 짚었다. 기능 개선에도 가격 인상을 최소화하며 공격적인 가격 책정 전략을 취하고 있다는 의미다. 국내 출시가격은 저장 용량 256GB 기준 기본 모델 129만원, 에어 159만원, 프로 179만원, 프로맥스 199만원 등이다. 기본형은 전작 대비 11만원 내렸고, 나머지는 가격이 9만원씩 올랐다. 국내에선 오는 12일부터 사전 주문을 받고 이달 19일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아이폰17 에어 모델의 경우 얇은 두께 탓에 스마트폰 뒤쪽의 카메라가 1개로 줄고 아래쪽 스피커가 사라진 데다, 배터리 수명도 짧을 거라는 우려가 적지 않다.인공지능(AI) 기능인 애플 인텔리전스 개선에 대해서도 거의 언급이 없는 등 에이아이 혁신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이에 신제품 발표 뒤 애플 주가가 1% 이상 하락하기도 했다.
애플이 뒤늦게 초슬림폰 시장에 가세하며 ‘얇은 스마트폰’ 출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25 엣지에 이어, 지난 7월 화면을 접었을 때 두께 8.9㎜로 역대 가장 얇은 폴더블폰(화면이 접히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Z 폴드7을 내놓은 바 있다. 애플 역시 내년에 첫 폴더블 아이폰을 공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