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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종사자 50인 이상 기업에 소속된 직원들 중 19.1%가 이미 인공지능(AI)의 영향권 안에 들어간 것으로 조사됐다. 인공지능 확대는 고용·임금 총량에는 영향을 주지 않지만 일자리 구성이 바뀌면서 전문직 수요가 증가하고 서비스직, 사무직 등 중간숙련 직업 숫자가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한요셉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5일 케이디아이(KDI)-한국은행 노동시장 세미나에서 이런 내용을 담은 ‘인공지능 기술이 노동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발표했다. 한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은 아직 광범위하게 사용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지만, 대규모 기업에서 기술 도입이 활발하다”며 “인공지능 기술이 도입된 기업에 재직하는 근로자 비중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가 2021년 기준 통계청 기업활동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50인 이상 기업 중 인공지능을 도입한 비중(도입률)은 3.8%에 그쳤다. 하지만 소속 직원 수를 기준으로 다시 계산한 결과 그 비중(영향률)은 19.1%에 이르렀다. 50인 이상 기업 소속 직원 가운데 5분의 1이 인공지능에 이미 노출됐다는 얘기다. 산업별로는 전기·가스업의 에이아이 영향률이 73.5%로 가장 높았다. 금융보험업(43.8%), 정보통신업(34.6%), 교육서비스업(27.2%), 제조업(22.4%)이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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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도입이 바꿀 노동시장 변화상에 대한 관측도 나왔다. 한 연구위원은 인공지능이 노동시장의 규모보다는 일자리 구성에 변화를 가져온다고 봤다. 그는 “최근 인공지능 도입 전후로 우리나라 기업과 지역 노동시장을 실증분석해본 결과 인공지능 영향률에 따른 고용·임금 등 큰 변화는 관찰되지 않지만, 연령대·학력·직업별로는 뚜렷한 변화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인공지능 영향률이 증가하면 전문직 수요가 증가하고 서비스직, 사무직, 판매직 등 중간숙련 직업 수요가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청년층 또는 전문대 졸업 이상 집단에 대한 노동수요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봤다. 인공지능 도입 확대에 노동 공급과 수요의 미스매치가 발생한다는 얘기다. 한 연구위원은 “새로운 직무나 직업 창출을 위해서는 기존 재직자의 직무 구성이나 근로조건 변경이 합리적 범위 내에서 충분히 일어날 수 있어야 한다”면서도 “고용안전망 사각지대 축소, 구직급여 보장성 강화 등 사회안전망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안태호 기자 ec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