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작구 수도방위사령부(수방사) 터에 지어질 공공분양주택 ‘뉴:홈’이 사전청약 방식으로 이달 공급된다. 한강변 역세권에 위치한 이 아파트 전용면적 59㎡의 추정 분양가는 8억7225만원으로, 무주택 수요층의 기대치였던 6억원대를 훌쩍 뛰어넘었다. 이 때문에 청약 자격이 있는 청년·신혼부부 가운데는 이른바 ‘부모찬스’를 쓸 수 있는 소수만 청약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첫 공공분양주택 1981호에 대한 사전청약을 오는 9일 공고한다고 7일 밝혔다. 대상 단지는 동작구 수방사(255호), 남양주 왕숙(932호), 안양 매곡(204호), 고덕 강일 3단지(590호)다.
가장 관심을 끄는 곳은 동작구 노량진동 154-7 일원 수방사 부지로, 전용 59㎡가 시세의 80% 정도 분양가 수준인 ‘일반형’으로 공급된다. 국토부 관계자는 “워낙 관심이 많은 곳이라 과열 내지 로또 분양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인근 시세를 충분히 고려해 분양가를 책정했다”고 밝혔다. 일반형은 전체 물량 중 70%가 특별공급으로, 신혼부부(20%)·생애최초 주택구입자(20%)·다자녀(10%)·기관추천(15%)·노부모 부양자(5%)에게 배정된다.
남양주 왕숙과 안양 매곡 사전청약 물량은 시세의 70% 이하 가격으로 분양하는 ‘나눔형’으로 나온다. 왕숙지구 46~59㎡ 추정 분양가는 2억6387만~3억3622만원, 안양 매곡 59~74㎡ 추정 분양가는 4억3934만~5억4천356만원이다. 나눔형은 최대 5억원 한도 내에서 분양가의 80%를 최장 40년 동안 낮은 고정금리(연 1.9~3.0%)로 빌릴 수 있어 초기 자금 부담이 적은 편이다. 5년의 의무 거주 기간을 채우면 원할 때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시세대로 되팔 수 있으며, 이때 매도자가 차익의 70%를 가져가고 30%는 엘에이치에 귀속된다. 나눔형은 전체 물량 중 80%가 특별공급으로, 청년(15%)·신혼부부(40%)·생애최초 주택구입자(25%)에게 공급된다.
고덕 강일 3단지는 서울도시주택공사(SH)가 건물만 분양하는 ‘토지임대부 주택’으로 공급한다. 590호 물량 전체가 전용 49㎡ 유형이며, 추정 분양가는 3억1444만7천원이다. 이번 사전청약 접수는 오는 19일 동작구 수방사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이달 29일 남양주 왕숙, 안양 매곡, 고덕 강일 3단지 일반공급까지 순차적으로 이뤄진다.
부동산 업계에선 동작구 수방사 터 소형 공공주택 분양가가 9억원 가까이로 예상보다 크게 높아졌지만 입지가 양호한 곳이라 청약자는 꽤 몰릴 것으로 보고 있다. 수방사 터에 인접한 ‘유원강변’ 전용 114㎡(11층)가 지난 4월 12억1천만원, 주변 ‘래미안트윈파크’ 전용 59㎡(26층)가 2월 13억6천만원에 거래돼, 현재 기준으로 수방사 아파트의 시세차익은 3억~4억원 정도로 추정된다. 그러나 2030세대인 신혼부부·생애최초 주택구입자는 정책자금(디딤돌) 대출(신혼부부 최대 4억원, 생애최초 최대 2억원)을 활용한다고 해도 분양가 자체가 높은 탓에 청약하기가 버거울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국토부는 올해 하반기 9월(3274호), 12월(4821호) 공공분양 사전청약 일정도 예고했다. 9월에는 하남 교산(452호), 안산 장상(439호), 서울 마곡 10-2(260호)가 시세의 70% 이하 가격으로 분양하는 ‘나눔형’으로 나온다. 6년간 임대로 거주한 뒤 분양받을지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선택형’도 구리 갈매역세권(300호), 군포 대야미(340호), 화성 동탄2(500호)에서 첫선을 보인다. 12월에는 대방동 군부지(일반형 836호)를 비롯해 나눔형인 남양주 왕숙2(836호), 마곡 택시차고지(210호), 위례A1-14(260호), 고양 창릉(400호) 등이 선보일 예정이다.
최종훈 기자 cjho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