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단관극장 시절 대한민국 최대 스크린을 보유한 극장으로 멀티플렉스가 생기기 전까지 해마다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하던 서울 충무로 대한극장이 66년 만에 문을 닫는다.
대한극장을 운영하는 세기상사는 29일 전자공시에 극장사업부 즉 대한극장의 영업을 오는 9월30일 종료한다고 신고했다. 영업 종료 이유에는 “극장사업부 영화상영사업의 패러다임 변화로 인한 지속적인 적자해소”와 “회사소유자산의 효율화 및 사업구조개선”이라고 밝혔다.
1958년 서울 충무로에 문을 연 대한극장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70㎜ 영화를 볼 수 있는 스크린과 영사 시스템을 도입했다. ‘벤허’(1959), ‘사운드 오브 뮤직’(1969), ‘킬링필드’(1985) 등 대작영화들을 중심으로 흥행에 성공하며 종로3가 서울극장, 단성사 등과 서울의 대표극장으로 자리매김했다. 1998년 멀티플렉스 시대가 개막하며 대한극장도 멀티플렉스로 업태를 바꾸기 직전 서울의 마지막 70㎜ 상영관을 기념해 상영했던 ‘아라비아의 로렌스’는 12만명이 넘는 관객이 들면서 장기상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2002년 말에는 11개 상영관을 갖춘 멀티플렉스로 재개관했지만 대기업이 운영하는 프랜차이즈 멀티플렉스의 기세에 밀리며 만회에 실패한 채 문을 닫게 됐다. 대한극장이 문을 닫으며 서울의 단관 극장 시대는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됐다.
세기상사는 문을 닫은 대한극장 건물은 문화공연장으로 이용한다는 계획이다. 세기상사는 “대한극장 빌딩을 개조해 세계적으로 유명한 이머시브 공연인 ‘슬립 노 모어’를 수익 배분 방식으로 유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머시브 공연은 객석 경계를 없애는 관객 참여형 공연으로 ‘슬립 노 모어’는 이머시브 공연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연극이다.
김은형 선임기자 dmsgud@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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