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라남도교육청이 화장실 1곳당 평균 5억원이 투입되는 ‘선진형 학교 화장실 구축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비가 과도하다는 비판이 나온다.
7일 전남도교육청의 ‘선진형 학교 다담은 화장실 사업 추진현황’을 보면, 2024∼2025년도 사업으로 33곳 초·중·고교 화장실 증·개축 사업비로 164억원을 투입한다. 1차연도 사업으로 지난해 1월부터 11곳 학교에 62억원이 투입돼 진도초등학교를 제외한 10곳 학교의 공사가 끝났다. 전남도교육청 화장실 구축사업은 학생과 학부모 등이 참여해 의견을 내 설계에 반영하고, 시·군 교육청에서 공사를 발주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화장실 1곳 구축 사업비가 가장 많이 투입된 곳은 목포 유달중학교다. 342명이 재학 중인 목포유달중엔 148㎡(45평) 규모의 화장실 개축 사업비로 총 10억7500만원을 들였다. 이 학교 화장실 공사비는 지난 7월 기준 목포 하당 85㎡(25평) 규모 구형 아파트 거래가(4억8천만원)의 2.2배에 달하는 액수다. 목포공고(603명)의 화장실(60㎡·15평) 개축 사업비엔 총 7억4000만원을, 나주 동강중(20명) 90㎡(27평) 규모의 화장실 리모델링 사업비로는 3억원을 집행했다.

진도초등학교(540명) 화장실 리모델링·증축 사업비는 7억8천만원이다. 진도군교육청은 애초 별관 건물에 130㎡(39평) 규모의 화장실 증·개축 사업비 5억8천만원을 책정했다가 규모를 180㎡(54평)로 늘린 뒤, 사업비 2억원을 추가했다. 전남도교육청은 2025년도 22곳 학교 화장실 증·개축 사업비로 102억원을 집행할 방침이다. 순천 팔마고 리모델링 사업비(7억6400만원)가 가장 많고, 장성 동화초 증·개축 사업비가 1억8000만원이 가장 낮다.
이 때문에 과도한 사업비 투입 논란이 일고 있다. 전남의 한 중학교 교사 ㄱ씨는 “교직원이 60명인데 4층 규모 건물에 교직원 화장실은 1층에만 있어 불편한데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 몇몇 학교의 화장실을 화려하게 고치는 것보다 일선 학교의 불편함부터 해소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최민상 전교조 전남지부 정책실장 “학교 화장실 증·개축비용이 과도하게 투입돼 ‘호화 화장실’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각급 학교 학생·교사들의 화장실 증·개축 수요를 세밀하게 파악해 적정한 예산을 투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전남도교육청 쪽은 “조명, 색채, 동선, 개방성, 휴식 공간 구성 등 설계에 학생과 교사 등 사용자 목소리를 반영해 소통과 쉼, 놀이 등을 ‘다 담은’ 친환경적이고 창의적인 화장실 공간조성이 목표”라며 “준공을 마친 10곳 학교 학생들은 ‘공간이 편안해졌다’, ‘밝고 쾌적해져 머무는 시간이 달라졌다’는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고 강조했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