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성 고속도로 교량 붕괴 사고와 관련해 경찰과 고용노동부가 안전장치 임의 해제를 지시한 하청업체 현장소장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수사 결과, 곳곳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안전을 소홀히 한 흔적이 발견됐다.
경기남부경찰청 안성 청용천교 붕괴사고 수사전담팀과 고용노동부 경기지청은 경기도 안성시 서울∼세종고속도로 건설현장에서 교량이 무너지며 4명이 죽고 6명이 다친 사건과 관련해 하청업체 현장소장 ㄱ씨를 비롯해 시공사 현장소장·공사팀장, 발주처 주감독관·감독관 등 5명에 대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8일 밝혔다.
그간 경찰은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8명, 건설기술진흥법 위반 혐의로 1명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해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이번 사고가 △공사수행지침서 등 관련 매뉴얼 미준수 △전도방지 시설 철거 △안전성 확보 없는 빔런처 후방 이동 △발주처와 시공사 안전 관리·감독 업무수행 소홀 등 복합적인 업무상 과실로 발생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경찰 등은 빔런처를 설치할 때 외부 구조기술사의 구조 안전성 검토가 필요했지만, 현장에서 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스크류잭 임의 해체가 핵심적인 원인이라고 했다. 이번 붕괴 사고는 교량 상판을 떠받치는 ‘거더’가 무너지면서 일어났는데, 스크류잭은 거더 붕괴를 방지하기 위해 설치하는 안전장치다. 하지만 하청업체는 84개 스크류잭 중 71개를 제거했다.
하청업체가 비용 절감을 위해 스크류잭을 제거한 정황도 포착됐다. 스크류잭 제거 이틀 전 하청업체는 이번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세종방향 공사에 쓴 스크류잭을 포천방향 스크류잭에 재사용하겠다는 내부 품의를 올렸고, 대표이사가 이를 결재한 뒤 스크류잭을 제거했다. 스크류잭을 추가 구매하지 않기 위해 무리하게 제거한 뒤 재사용했다고 볼 수 있는 부분이다. 다만 피의자들은 이런 의도를 부인하고 있다.

관리·감독도 총체적으로 부실했다. 스크류잭은 규정상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하지만 스크류잭을 제거한 1월17일부터 사고가 일어난 2월25일까지 시공사·감리의 검측이나 감독관 확인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 과정에서 감독관이 전혀 작성하지 않던 공사일지를 사고 이후 한달치를 작성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빔 런처도 문제였다. 이번 공사에서는 구매단가가 싸고 공사 기간 등 시공비용이 덜 드는 전진형 런처를 사용했다. 원칙대로라면 런처를 다시 뒤로 보내기 위해 분리하고 다시 조립하는 등 과정을 거쳐야 한다. 하지만 작업자들은 후방이동 매뉴얼조차 없는 런처를 가지고 눈대중과 감으로 후진을 했다. 해당 업체는 과거에도 총 11번 이런 방식으로 후방이동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방법을 쓰면 2개월 이상 걸리는 (런처 조립·해체 등) 작업을 2주로 줄여 상당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3∼5월 사고 발생 현장 시공사 현대엔지니어링 본사와 도로, 철도 등 전국 시공현장 47개소에 기획감독을 진행해 고소작업 시 끼임·출동 방지 장치 미설치 2건에 대해 사법 조치하고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 다수를 확인해 과태료 3억7천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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