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15일 경북 포항에서 규모 5.4의 강진이 발생한 지 1년이 다 돼가고 있다. 상당한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91가구 208명의 이재민이 임시 구호소인 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실내체육관에서 지내고 있다. 포항시가 구호소 철거를 추진할 때마다 큰 여진이 발생했고, 이재민들은 이주대책 마련을 요구하며 귀가를 하지 않고 있다.
200여개의 텐트가 설치된 흥해실내체육관에는 인적이 드물었다. 몇 명의 주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임시 구호소 생활이 길어지면서 이재민들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며칠 전 의사에게 수면제를 처방받은 박아무개(62)씨는 “공동생활을 하다 보니 민감해진다.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항상 조심하니 편하게 잠을 잘 수가 없다”라고 말했다.

임시 구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이재민 중 82가구 195명이 한미장관맨션 주민들이다. 지진으로 인해 아파트가 심각한 손상을 받았지만 정밀점검 결과 ‘소파’ 판정을 받았다. 소파 판정을 받게 되면 수리비 일부만 지원된다. ‘전파’ 판정을 받아야 대체 거주지를 지원받는다.
한미장관맨션아파트는 외벽이 갈라지거나 마감재가 떨어져 있었다. 철골구조물이 보이기도 했다. 갈라진 외벽 주변으로는 안전 그물망이 설치되어 있었다. 지난 10월 태풍 콩레이가 뿌린 비로 아파트 지하실은 물이 가득 차 있다. 지진으로 갈라진 벽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 4개 동 240가구 중 60여 가구에서 심각한 누수가 발생했다. 내부 벽에는 곰팡이가 가득했다. 물을 머금은 천장이 내려앉은 집도 있었다. 벽과 계단 곳곳에 빗물이 흘러 내린 흔적들이 있었다. 아파트 관리인 윤성일씨는 “전에는 누수가 거의 없던 아파트인데 지진이 일어난 뒤에는 여기저기서 물이 새고 있고 갈수록 그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했다. 아파트 주민 차아무개(68)씨는 “언제 무너질지 알 수 없는 집에서 잠들 수 없어서 체육관에서 지내고 있다. 아파트 주변에 대형 트럭이 지나가 집이 흔들리면 또 지진이 난 건 아닌지 집이 무너지는 건 아닌지 불안해진다”라고 트라우마를 호소했다. 김홍제 한미장관맨션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사람이 거주할 수 없는 한미장관맨션에 대해 전파 판정을 내리고 이주대책을 세워달라”고 포항시에 호소했지만, 시의 입장은 달라지지 않았다.



주민들은 불편한 임시 구호소에서 다시 추운 겨울을 날 생각에 근심이 깊어지고 있다. 언제쯤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막막한 기다림 속에 지진 발생 1년이 다가오고 있다. 포항/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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