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도소에서 일당 5억원짜리 노역을 하다가 노역형이 중단돼 풀려난 허재호(72) 전 대주그룹 회장이 4년 넘게 머물렀던 뉴질랜드에 친척과 측근 명의로 수백억원대의 땅과 주택 등을 숨겨두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한겨레>가 뉴질랜드 오클랜드 시청 등에 신청한 부동산 거래내역 자료를 확인한 결과, 허 전 회장과 사실혼 관계인 황아무개(58)씨가 현지 변호인인 ㅁ씨와 공동으로 오클랜드시 포트&쇼트랜드 스트리트에 1909㎡ 규모의 땅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주차장으로 쓰이는 이 땅의 시세는 매입 당시 1000만뉴질랜드달러(90억)보다 3배가 넘는 3000만뉴질랜드달러(270억)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오클랜드 시내에서 차로 10분 거리에 있는 바닷가 부촌인 타카푸나에도 허 전 회장 쪽의 것으로 보이는 별장형 고급주택이 발견됐다. 하우라키 클리프턴 로드 9번지에 있는 이 땅은 3418㎡와 542㎡의 두 필지로 나뉘어 있다. 이 땅의 소유자는 대주건설 관련사인 케이엔시(KNC)글로벌매니지먼트였다. 이 회사는 대주건설 전 상무이자 케이엔시 대표인 허숙씨 등이 이사로 등재돼 있다. 하지만 이 회사 대주주는 허 전 회장과 황씨 사이에 난 둘째 아들인 스콧 허(26)이다. 스콧 허는 대학생으로 알려졌다.

이 땅은 허 전 회장 쪽이 2008년께 1000만뉴질랜드달러(90억)에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클랜드 부동산 분석가는 “이 땅은 현재 1555만뉴질랜드달러(140억) 정도 나갈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대주그룹 관계자는 “누가 단 한번도 거주한 적도 없다. 빌라를 짓기 위해 투자했다가 계열사인 ㅌ건설로 대금이 다시 들어왔다”고 해명했다.
허 전 회장 쪽은 오클랜드 등 10여곳에 부동산 10여곳 정도를 친인척과 측근 등의 명의로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동포들 사이엔 “오클랜드 요지의 빈땅을 귀신같이 사둔 허 전 회장이 벌금 낼 돈이 없어 노역형을 산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위장노역’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케이엔시는 오클랜드시 빅토리아 스트리트 사거리에 있는 주차장 부지(4144㎡)도 2550만뉴질랜드달러(229억원)에 매입한 뒤 ‘엘리엇 타워’로 불리는 67층짜리 아파트 복합건물을 짓기 위해 2006년 건축 승인을 신청했다. 이 회사는 건축 계획을 철회한 뒤, 최근 중국의 부동산 개발회사에 5000만뉴질랜드달러(450억원)를 받고 되팔았다고 현지 <더 뉴질랜드 헤럴드>가 지난 2월12일(현지시각)치로 보도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대주건설 전 상무이자 케이엔시 대표인 허숙 사장의 해명을 듣기 위해 전화를 걸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전 대주그룹 임원은 “(대주건설 등이) 2002~2005년 적법하게 200억원 정도를 뉴질랜드에 투자했다”며 “2008년 부동산 경기가 침체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을 받은 은행에 이자 내기도 힘들었다. 최근 경기가 막 살아나 아파트 분양사업을 해보려던 참이었다는데 이번 사태가 터졌다”고 말했다.
광주/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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