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이 지상파방송에 대기업·뉴스통신사의 진출을 허용하는 방송법 개정을 밀어붙이면서, 문화방송 민영화 추진 가능성이 쟁점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문화방송의 주요 주주인 정수장학회와 특수관계로 알려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변수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재 문화방송 주식은 방송문화진흥회가 70%, 정수장학회가 30%를 갖고 있다. 한나라당 정병국 의원 등이 간간이 거론한 방식대로 방송문화진흥회를 우선 해체할 경우, 정수장학회는 최대주주가 되기 쉽다. 정수장학회는 고 김지태씨의 부일장학회를 강제헌납받아 세운 ‘5·16장학회’의 후신으로, 시민단체는 ‘강탈’ 문제를 줄곧 제기해왔다. 논란이 계속되자 박 전 대표는 2005년 2월28일 정수장학회 이사장직을 사퇴했다. 그러나 후임인 최필립 이사장은 박 전 대통령과 인연이 깊은 인사다.
그러나 정수장학회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기보다는 어떤 형태로든 지분 매각 압력을 받게 될 것으로 미디어전문가들은 전망한다. 정수장학회가 지분을 유지할 경우, 차기 대권을 꿈꾸는 박 전 대표는 ‘정언유착’이라는 공격을 받게 된다. 김승수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박 전 대표가 문화방송의 ‘사실상 최대주주’로서 방송에 영향을 미치려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며 “그가 대선에 나오려면 여론의 압력에 밀려 정수장학회는 지분을 팔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총 자산가치가 수십조원대로 추정되는 문화방송 주식이 매각될 경우 정수장학회는 어마어마한 자금을 확보하게 된다. 그러나 재단법인인 정수장학회 재산이 박 전 대표 쪽에게 정치자금으로 흘러들어가기는 쉽지 않아 경제적인 이득도 별로 없다. 문화방송의 소유구조 변동을 통해 박 전 대표로선 이래저래 얻을 게 없다는 이야기다.
한나라당 안팎 친박계 인사들이 방송법 개정을 떨떠름해하는 것도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최근 엄호성 친박연대 정책위의장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신문·방송 겸영을 허용하면 조중동이 주파수를 독점하게 될 것이라는 지적은 이미 일반화된 이야기”라고 반대 의견을 밝혔다.
민주당은 ‘박근혜 변수설’에 불을 지피고 있다. 한나라당 내부의 균열 지점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병헌 민주당 의원은 2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글을 띄워 “MBC의 지분 30%를 소유하고 있는 정수장학회의 운명이 궁금하지 않은가. 정수장학회의 특수관계인이자 책임 있는 정치인으로서 박 전 대표가 한 말씀 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이유주현 기자 edign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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