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0.06초 차 4위. 44년 만의 메달을 눈앞에서 놓쳤으나, 그래도 희망을 봤다.
한국 육상 단거리 희망 나마디 조엘진(20)이 아시안게임 첫 출전에 4위를 기록했다. 나마디는 25일 일본 나고야 미즈호 공원 육상경기장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육상 남자 100m 결승에서 10초17의 기록으로 푸리폴 분손(9초90·타이), 알리 알발(10초04·오만), 말함 알발루시(10초11·오만)의 뒤를 이어 4위에 올랐다.
3위와 0.06초 4위로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서말구(1978 방콕·동메달), 장재근(1982 뉴델리·은메달) 이후 남자 육상 100m에서 가장 높은 순위에 올라 한국 육상의 미래를 밝혔다. 한국은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아시안게임 육상 남자 100m에서 메달이 나오지 않고 있다. 한국 기록 보유자인 김국영도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8위가 최고 성적이다.
나마디는 예선과 준결선에서 모두 조 1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예선 10초23에서 준결선 10초17로 점점 기록을 당겼다.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 역주하며 무서운 뒷심을 보였다. 탄력이 좋고 레이스 중후반 폭발적인 스피드가 나오는 자신의 장점이 제대로 발휘됐다. 하지만 결선에서는 스타트가 느렸고 뒷심이 조금 부족했다.
그는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나 “너무 욕심을 내서 내 능력을 발휘하지 못한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그는 “나보다 기록이 좋은 선수들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하지만 (2,3위를 기록한) 선수들이 개인 최고 기록을 냈는데 나는 그것을 못 해서 이런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이내 “공부가 많이 됐다. 스타트 기록을 꾸준하게 만드는 게 필요한 것 같다. 오늘의 경험을 바탕으로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며 미래를 내다봤다.

나마디와 선의의 경쟁을 펼친 비웨사 다니엘 가사마(23)도 처음 출연한 아시안게임에서 10초19로 5위의 성적을 냈다.
둘 다 메달은 목에 걸지 못했지만, 아시안게임 육상 100m 결선에 한국 선수 두 명이 올라 나란히 4,5위를 차지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한국 육상은 장재근 이후 국제종합대회(아시안게임, 올림픽) 트랙 종목에서 메달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두 선수의 등장은 한국 육상을 모처럼 가슴 뛰게 만들고 있다.
두 선수는 때론 경쟁하고 때론 협동하며 서로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주며 성장해왔다. 이번 아시안게임을 준비하면서는 룸메이트가 되어 같은 곳에서 자고, 같은 음식을 먹고, 같은 공간에서 훈련했다. 나마디는 “형은 좋은 파트너이자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경쟁자다. 함께 성장해나가면서 좋은 모습을 보이자는 마음으로 같이 나아가고 있다”고 했다. 나마디는 어머니가 한국인이고 아버지가 나이지리아인이다. 비웨사는 콩고민주공화국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중학교 3학년 때 귀화했다. 둘 다 한국에서 나고 자랐다.

두 선수의 레이스는 끝나지 않았다. 나마디는 남자 200m(예선 26일, 결선 27일)와 남자 400m(4×100m) 계주(예선 27일, 결선 28일), 혼성 4×100m(예선 28일, 결선 29일)에 나선다. 비웨사도 남자 4×100m 계주(예선 27일, 결선 28일), 혼성 4×100m(예선 28일, 결선 29일)에 출전한다.
100m에서 경쟁한 두 선수는 400m에서는 아시안게임 첫 금메달을 위해 힘을 모은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 400m 계주에서 동메달만 2개(1986 서울 대회, 2023 개최 2022 항저우 대회) 따냈다. 조엘진은 “우리의 장점을 끌어올려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했고, 비웨사는 “오늘 나마디 조엘진과 함께 100m 결선에 올라온 만큼, 400m 기선 제압에서 좋은 영향이 있을 것 같다”고 의지를 다졌다.
나고야/남지은 기자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