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세계피겨선수권대회 여자싱글 순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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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은 지난 2월 국립발레단 공연에서 큰 화제가 됐던 작품이다. 19세기 프랑스 낭만 발레의 대표작인 <지젤>은 순수한 시골 처녀 지젤이 귀족 신분을 숨긴 알브레히트와 사랑에 빠졌다가 그의 신분과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면서 슬픔에 미쳐 죽는다는 이야기다.

김연아가 어떤 지젤을 보여줄지 기대하며 지켜봤다. 김연아는 아돌프 아당의 낭만주의 음악에서 순수하고 여린 지젤이 아닌 분노에 휩싸인 지젤을 표현한 부분을 택했다. 김연아표 카리스마를 보여줄 수 있는 선택이었다. 이를 위해 하얀 튀튀가 아닌 파랑이 섞인 검정 의상에 소품, 분장에도 세심하게 신경을 쓴 모습이었다. 낭만 발레가 탄생한 19세기 당시의 여성상이 아닌 김연아만의 카리스마와 자신감으로 재탄생한 21세기적 지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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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최태지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프리스케이팅의 ‘오마주 투 코리아’는 클래식 발레의 본고장인 모스크바에서 세계인이 주목하는 가운데 4분 넘게 ‘아리랑’을 울려 퍼지게 해 한국인에게 큰 감동을 줬다. 김연아는 우아함을 더욱 강조한 안무를 아름답게 보여주면서 무대를 휘어잡았다. 발레리나처럼 상체를 우아하게 쓰는 모습과 긴 라인의 아라베스크, 애티튜드 라인은 발레리나가 봐도 감탄스러웠다.

김연아의 연기는 메달 색을 떠나 너무나 감동적이었다. 김연아를 비롯한 피겨스케이팅 선수들이 은반 위에서 견뎌낼 극도의 정신적 싸움과, 단 몇분을 위해 견뎌낸 고통스러운 시간을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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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레리나들도 2시간 남짓의 무대를 위해 수개월 동안 연습한다. 어쩌다 무대에서 작은 실수라도 하면 혼자 분장실에서 울고, 다음날 아무렇지 않은 듯 바를 잡는 게 발레리나의 운명이다. 다시 무대에서 팬들을 만나기 위해서다. 김연아가 지난 2년 동안 얼마나 혼자 고독했을지 안쓰러운 마음이 앞선다. 훌륭한 연기를 보여준 피겨퀸 김연아가 앞으로도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관중 앞에 나설 거라고 기대한다.

국립발레단 예술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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