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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출신의 여자 탁구 선수 강미순(16.대우증권)이 실업탁구 최강자를 가리는 `2009 KRA컵 SBS 챔피언전'에서 기분 좋은 한국 무대 신고식을 치렀다.

강미순은 31일 경기도 부천 송내사회체육관에서 막을 올린 대회 여자부 단식 G조 예선리그에서 임소라(서울시청)와 이미림(수원시청)을 차례로 3-0으로 완파하고 무실세트 행진으로 2연승을 달렸다.

이번 KRA컵은 강미순이 한국 국적을 얻고 처음 출전하는 실업 대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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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성 다칭에서 조선족 아버지 강태복(45)씨와 어머니 권문옥(42)씨 사이에 태어난 중국 교포 강미순은 지난해 9월 대우증권에 입단해 한국 국적을 취득했지만 그해 12월 세미프로 대회인 슈퍼리그에 뛰지 못했다.

고교 2학년에 해당하는 어린 나이 탓에 `19세 이하는 고등부에 등록해야 한다'는 체육회 선수 등록 규정에 발목을 잡혔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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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무교육인 중학교 과정을 마친 강미순은 어린 나이를 이유로 실업 무대 진출을 막을 수 없다는 체육회의 선수자격심의위원회 결정에 따라 족쇄가 풀렸고 이번 대회에서 국내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신고식을 하는 대회라 부담이 컸음에도 강미순은 중국에서 배운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상대를 잇달아 무너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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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 드문 왼손 셰이크핸드 강미순은 첫 상대인 실업 7년차 임소라를 만나 고전했으나 뒷심을 발휘하며 승리를 엮어냈다. 첫 세트 공격 범실을 남발하며 3-7로 뒤지다 위력적인 포어핸드 드라이브가 살아나면서 11-9로 역전시켜 기선을 잡았다.

2세트도 1-5로 끌려가다 듀스를 만들고 나서 끝내 12-10으로 이겼고 3세트는 11-5를 따내 완승을 마무리했다.

또 두 번째 상대였던 이미림도 3-0(11-3 12-10 11-2)으로 손쉽게 물리쳤다.

체육교사였던 아버지의 권유로 여섯 살 때 처음 라켓을 잡은 그는 키 166㎝의 좋은 신체 조건과 왼손이라는 강점이 있는 데다 승부 근성까지 갖춰 기대주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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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택수 대우증권 감독의 배려로 자신이 몸담았던 중국 누능클럽에서 한 달 정도 훈련하고 나서 지난 13일 귀국한 그는 `코리언 드림'을 꿈꾸고 있다.

지금까지 `제2의 한중 핑퐁 커플'로 화제를 모았던 곽방방(전 KRA.은퇴)이 2006 도하아시안게임에서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딴 것을 시작으로 여자 대표팀 에이스로 성장한 당예서(대한항공), 올해 세계선수권대회 대표로 발탁된 석하정(이상 대한항공)까지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들이 뛰어난 기량을 보여줬다.

강미순은 "한국에서 처음 치르는 대회라 꼭 이겨야 한다는 부담으로 긴장을 많이 했던 것 같다. 두 경기 모두 이겨 기분 좋고 잘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난해 베이징올림픽 때 단체전 동메달을 땄던 당예서 언니보다 더 훌륭한 선수가 되고 싶다. 2012년 런던 올림픽에는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꼭 메달을 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별리그 2연승을 달린 강미순은 세 경기가 남아 있지만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행 티켓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김택수 감독은 "미순이는 어린 선수답지 않게 경기를 풀어가는 능력이 좋다. 아직 한국 탁구, 특히 수비형 선수에게 적응이 덜 됐지만 조만간 국내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