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피의자 변호인의 메모를 검사하는 것은 피의자의 변론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는 판단이 나왔다.
국가인권위회는 “인천남부경찰서장에게 변호인의 조력할 권리를 최대한 보장하고, 피의자신문시 변호인이 작성한 메모의 제시를 요구할 수 없음을 소속 경찰관들에게 교육할 것을 권고한다”는 결정을 내렸다고 인천지방변호사회가 24일 밝혔다.
지난해 10월 인천남부경찰서에서 최명호 변호사는 피의자신문 겸 참고인 대질조사에 변호인으로 참여했다가 수사관에 의해 자신의 메모를 검사당한 뒤 “이는 피의자가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를 침해당하는 등 중대한 인권침해”라며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한 바 있다.
인권위는 해당 사건을 조사한 뒤 “수사기관이 변호인에게 메모 제출을 요구하고 확인하는 것은 변호인이 자신의 행위로 인해 피의자가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염려를 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강요가 될 수 있고, 변호전략이 노출돼 변론권이 침해될 수 있다”며 변론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또한 “사건과 무관한 사생활이 노출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인권위원회는 2013년 경찰청에 피의자신문 때 변호인이 참여하여 자유롭게 상담·조언을 하는 등 변호인의 조력을 받을 권리가 보장되도록 ‘범죄수사규칙’을 개정하고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권고한 바 있지만, ‘범죄수사규칙’은 아직 개정되지 않았다.허승 기자 raison@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