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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하지 말고 기다려달라고 한 게 벌써 반년이 다 돼 가네요. 이 나라 정부는 어디에 있나요.”

민간잠수사 이광욱(53)씨는 5월6일 세월호 실종자 구조에 나섰다가 목숨을 잃었다. ‘단원고 학생들이 고등학교 2학년인 둘째 아들 같아 외면할 수 없다. 좋은 일하러 다녀오겠다’던 아들이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온 지 다섯달이 지났다. 15일 경기 남양주 집에서 만난 이씨의 어머니 장춘자(73)씨는 “아들이 죽은 것도 너무 억울하지만 정부의 무책임한 태도는 우리를 더욱 분노하게 했다”며 가슴을 쳤다. “진도에 간다고 했을 때 가슴이 섬뜩해서 가지 말라고 했는데…. 더 세게 말리지 못한 내 잘못”이라고 했다.

이씨 사망 소식을 듣고 가족들은 주검이 안치된 목포한국병원으로 내려갔다. 당시 병원에는 안전행정부와 보건복지부 관계자들이 이미 와 있었다. 이씨의 동생 승철(49)는 “정부 관계자들은 ‘장례 문제라든지 의사자 지정 등은 알아서 다 잘해 드릴 테니 빨리 올라가시라’고 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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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씨의 가족들은 이들의 말만 믿고 그날 밤 바로 남양주로 주검을 옮겼다. 장례식에는 정홍원 국무총리 등이 찾아와 애도했다. 이들은 하나같이 “빠른 시일 내에 의사자로 지정될 테니 걱정하지 말라”고 위로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이후론 아무 소식도 듣지 못했다. 정부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자 지난 3일 승철씨는 청와대 누리집에 민원을 넣었다. 사흘 뒤 그제서야 보건복지부에서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를 소집해 의사자 지정을 검토할 예정’이라는 연락이 왔다고 한다. 승철씨는 “그게 장례를 치르고 정부에서 온 첫 전화였다. 무려 반년이 걸렸다”고 했다. 어머니 장씨는 “정부가 알아서 해주면 여태 마음 고생도 안 했을 것이다. 더 이상 정부를 믿을 수 없다”고 했다. 이씨 아들 종봉(22·왼쪽)씨도 “정부를 믿고 기다렸다. 지금은 후회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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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복지부 관계자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17일 의사상자 심사위원회를 열기로 했다. 의사자 지정을 위해 해경으로부터 관련 서류를 확보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

남양주/이재욱 기자 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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