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전현탁군 어머니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이웃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세월호 침몰사고로 희생된 안산 단원고 2학년 전현탁군 어머니가 운영하는 세탁소에 무사귀환을 기원하는 이웃들의 쪽지가 붙어 있다. 안산/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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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로 절망과 실의에 빠진 유가족들에게 삶의 의미와 행복을 되찾아주려는 시민사회의 자발적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관련 기록을 체계적으로 모으는 한편으로, 안산 지역에 5년 이상 머물며 유가족·주민과 긴밀한 소통을 통해 이들의 일상 복귀를 돕자는 ‘공동체 복원’ 운동이다. 한국에서는 지금껏 보지 못한 초유의 시도다.

이 운동의 제안자 중 한명인 김익한 명지대 기록정보과학대학원장은 26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시민사회 일부 인사들이 안산으로 거처를 옮겨 시민들과 함께 세월호 유가족, 지역 주민들한테 도움이 될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원장은 “이웃을 자처하고 오랜 기간 소통한다면 이들이 다시 웃음을 찾을 날이 훨씬 짧아질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정혜신씨와 남편 이명수씨, 김 원장 등 몇몇은 5년 이상 안산에 머물 결심으로 거주할 집을 마련중이다. 이들은 현지에서 ‘사고 관련 기록 수집’, ‘심리치료’, ‘문화공연’ 등의 활동을 벌일 계획이다. 모금, 위로 편지 보내기 등 시민 참여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다수의 문화계 인사도 동참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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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정부와는 거리를 둘 생각이다. 가해자나 다름없는 정부가 개입하면 2~3차 트라우마가 생길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혜신씨는 “정부가 주도하는 트라우마 센터가 생겼지만 피해자들은 정부에 대한 불신 때문에 마음을 주지도 열지도 않으려 한다”며 “민간 주도의 치유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당장은 ‘기록을 매개로 한 치유 활동’부터 시작한다. ‘세월호 시민아카이브 네트워크’는 사고 초기부터 희생자와 가족들이 남긴 기록,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에서 찍은 사진과 동영상 등을 모으고 있다. 조만간 20여개 단체가 더 참여해 ‘세월호 기억 저장소’(가칭)를 꾸려 시민들의 기록도 기증받을 계획이다. 이 기록들을 진상 규명뿐만 아니라 치유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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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 모금으로 진도 팽목항에 추모 전시관을 세우고, 미술·건축을 통한 치유에도 나설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협동조합을 세워 비정규직이 많은 안산 지역에 경제적 도움이 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 김현동씨는 “시민들이 가까운 거리에서 오랫동안 유가족과 함께하고 지역 공동체에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구상에 유가족들도 반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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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기자 miso@hani.co.kr

천근아 "세월호 유가족, 쉽게 잊힐까 봐 두려운 고통" [한겨레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