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 법대 학장에 내정된 정종섭 교수(헌법학·사진)가 사법부의 관료주의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총체적 개혁을 주문하고 나섰다.
정 교수는 대한변협이 발간하는 <인권과 정의> 5월호에 기고한 ‘한국 법원, 대대적인 범국민적 개혁이 필요하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한국의 형사재판은 거의 설득력을 상실하였다. 자의적인 증거 판단, 자의적인 양형 결정, 들쭉날쭉한 재판, 전관예우 등으로 만신창이가 돼 있다”며 이렇게 주장했다.
그는 “민주화 이후 (재판에 대한) 외부로부터의 간섭은 거의 없어졌지만, 피라미드식 수직 구조하에 견고하게 된 사법부 내의 심각한 관료주의로 인하여 내부로부터의 간섭은 여전히 존재한다”며 “대법원장이 아무런 통제를 받지 않고 전국의 판사와 직원의 보직, 전보 등 인사권을 휘두르는 것은 사법부 내의 관료주의와 사법독재를 잘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이런 문제의 해결책으로 △대법원-고등법원-지방법원의 행정상 분리 △판사 임용 기준 강화와 부적합자 퇴출 △대법관 증원과 절반 이상 법원 외부에서 충원 △부장판사 제도 폐지 △구속력 있는 양형기준표 제정 등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1990년대 중반부터 꾸준히 거론돼왔지만 여전히 고쳐지지 않은 법원의 문제점들을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좌편향 판결’, ‘고무줄 판결’ 같은 비판을 받아온 형사재판을 노골적으로 비판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선 “법원의 근본 시스템을 고쳐야 한다는 얘기인데, 왜 그렇게 연결시켜 해석하는지 이상하다”고 말했다.
정 교수는 지난 17일 교수회의에서 법대 학장 겸 법학전문대학원장으로 선출돼 6월1일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이순혁 기자 hyu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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