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강원지역에서 잇따라 발생한 5건의 연탄불 동반자살 가운데 4건이 특정 인터넷 자살카페와 연관된 것으로 경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이에 따라 경찰은 인터넷 자살카페 운영자를 구속했다. 국내에서 자살 카페 운영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강원 횡성경찰서는 30일 인터넷 자살카페를 통해 알게 된 회원 등에게 집단자살을 부추기거나 자살방법을 게시한 'sucide04' 카페 개설·운영자 정모(21) 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구속했다.
또 지난 15일 횡성의 한 펜션에서 숨진 남녀 4명과 동반자살을 시도했다 생존한 양모(39) 씨도 같은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께 유명 포털사이트에 'sucide04' 카페를 개설한 정 씨는 카페 접속자들에게 쪽지를 보내 회원으로 가입시키고 게시판 등에 동반자살을 부추기거나 자살 방법을 게시함으로써 연탄불을 피워 놓고 동반자살을 하거나 기도하도록 방조한 혐의를 받고 있다.
조사결과 지난 15일 횡성의 펜션에서 발생한 동반자살 사건 직후 폐쇄된 'sucide04' 카페의 당시 회원은 20명이었다고 경찰은 밝혔다.
이 가운데 지난 8일 정선 민박집에서 동반자살한 4명 중 이모(26·여·인천 남구) 씨와 지난 23일 양구군 46번 국도에서 남녀 3명과 동반자살을 기도했다가 생존한 20대 여성 등 2명이 이 카페 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난 15일 횡성 모 펜션에서 숨진 김모(26·경기 성남)와 이모(19·여·경기 파주) 씨, 지난 17일 인제에서 사망한 지모(47·속초)와 이모(21·경남 양산) 씨 등 4명도 한때 이 카페 회원이었다.
특히 sucide04 카페를 통해 알게 된 이들은 인터넷 초청 메일이나 문자 메시지 등을 통해 또 다른 동반자살자들과 연락을 취한 뒤 자살 실행 직전에 만났으며, 일부는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카페를 탈퇴했다고 경찰은 밝혔다.
지난해 숨진 유명 탤런트의 자살 방법을 모방한 이들은 대부분 사업실패와 불안한 미래, 우울증, 신병 등을 비관한 끝에 극단적인 자살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 "자살 카페 운영자를 구속한 사례는 이번이 전국에서 처음"이라며 "처지가 비슷한 사람들을 모아 동반자살을 시도하는 통로로 자살 카페가 악용됨에 따라 더 큰 폐해를 막고 사회적 경종을 울리고자 법을 엄격히 적용했다"라고 말했다.
한편 강원지역에서는 지난 8~23일 보름여 동안 5차례에 걸쳐 남녀 21명이 동반자살을 기도해 이 중 12명이 숨졌다.
이재현 기자 jlee@yna.co.kr (횡성=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