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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5월6일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주일 연합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지난 5월6일 서울 동화면세점 앞에서 열린 광화문 주일 연합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후로 의심받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교회는 목사가 가스라이팅(심리적 지배)하러 오는 곳”이라고 주장했다.

11일 사랑제일교회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영상을 보면, 전 목사는 10일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에서 열린 예배에서 이렇게 말했다. 경찰이 서부지법 폭동 사태의 배경에 전 목사의 가스라이팅과 지시가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언론 보도가 나온 데 대한 반응이다.

경찰이 전 목사를 상대로 제시한 압수수색 영장에는 ‘전 목사가 (서부지법 폭동 사태를 일으킨) 이아무개씨와 윤아무개씨를 특임전도사로 임명한 뒤 종교적 신앙심을 이용한 가스라이팅과 지시에 따른 대가로 금전적 지원을 하는 방법으로 심리적 지배하에 뒀다’는 내용이 적시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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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는 이런 보도가 불쾌하다는 듯 언론을 향해 수차례 욕설을 하더니 교회가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거듭 폈다. 전 목사는 “‘전광훈 목사가 가스라이팅 시켰다’고 해서 내가 더 가스라이팅을 하는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 5일 특수건조물침입 교사 등의 혐의로 전 목사와 주변 유튜버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경찰은 이들이 조직적인 명령 하달 체계를 만들어 서부지법 폭동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 목사는 서부지법 폭동사태에 가담한 혐의로 구속된 피고인들의 영치금을 교회 자금으로 지원한 혐의(업무상 횡령)로도 수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사랑제일교회 쪽은 지난 7일 입장문을 내고 “영치금 목적의 별도 계좌를 열어 당회의를 거친 (것이라) 횡령이 발생할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전 목사를 비롯해 경찰의 압수수색 명단에 포함된 신혜식 신의한수 대표, 손상대 손상대티브이(TV) 대표, 배인규 신남성연대 대표, 김수열 일파만파 대표 등 보수 유튜버와 활동가 6명에 대해 출국금지 조처를 내린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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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꾼들 사이에서는 전 목사의 ‘가스라이팅’ 발언에 대해 비판적인 반응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종교를 사적인 이익을 위해 이용한 죄는 벌 받을 것”이라고 했다. “빤스라이팅”이라며 비꼬는 반응도 나왔다. 앞서 전 목사가 지난 2005년 대구의 한 교회에서 열린 목회자 집회에서 “젊은 여집사에게 빤스 내리라 해서 그대로 하면 내 성도요, 거절하면 내 성도 아니다”라는 발언해 논란이 됐다는 점을 짚은 것이다. 전 목사는 당시 성도의 신뢰와 존경을 목회자가 악용해선 안 된다는 취지에서 한 이야기인데 언론에서 말의 앞뒤를 자른 뒤 왜곡 보도했다고 반발했으나 ‘빤스 목사’라는 오명을 쓰게 됐다.

심우삼 기자 wu32@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