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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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다수가 잠재적 과의존 상태
집중력 저하와 친구관계 단절 등
학교 및 일상생활에서 지장 초래

스마트폰은 더 이상 ‘폰’이 아니다. 디지털 시대 스마트폰은 통화 수단 그 이상의 필수매체로 우리 일상에 깊숙이 파고 들었다. 문제는 편리성을 넘어 과의존 현상을 일으켜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킨다는 데 있다. 특히,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과다 사용 문제는 심각한 사회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다. 국회가 ‘초·중등교육법’을 개정해 내년 3월부터 초 ·중 ·고등학교에서 수업 중 스마트폰 등 스마트기기 사용을 법적으로 금지하기로 한 이유 중 하나다.

학교폭력 담당 장학사로 재직하는 동안 책 ‘미래교육’을 펴냈던 최우성 다산고 교장은 “현재 다수 학생이 ‘잠재적 과의존 상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며, “쉬는 시간마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고, 수업 중에도 몰래 사용하는 사례가 많고, 실제 학생들 상당수가 스마트폰 통제의 어려움을 호소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10명 중 4명 스마트폰 과의존

우리나라 청소년(만 10~19살)의 10명 중 4명이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한다.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가 지난 1일 발표한 ‘아동·청소년 삶의 질 2025’ 보고서에 따르면, 10대 아동·청소년의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 비율은 2016년 30.6%에서 지난해 42.6%로 증가했다. 나이별로는 중학생의 위험군 비율이 41.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등학생(41.4%), 초등학생(37.3), 유치원생(23.8%) 순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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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지난 1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훈기 의원(더불어민주당, 인천 남동을)은 “청소년기의 스마트폰 과의존은 단순한 생활습관 문제가 아니라 학업 집중력 저하, 정서 발달 지연, 대인관계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가 차원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스마트폰 과의존’이란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거나 줄이지 못하고, 스마트폰 사용이 다른 활동에 비해 현저하게 많으며, 스마트폰 활동 이외의 활동에 흥미를 잃거나, 스마트폰이 없을 때 괴로워하거나, 사용하지 않을 때도 스마트폰을 생각하거나, 다툼 등 스마트폰을 매개로 신체적·정신적·사회적 부정적인 결과를 경험하고도 스마트폰 이용을 끊지 못하는 상태를 일컫는다. 중학교 2학년 딸을 둔 신지원(가명)씨 역시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 때문에 시름이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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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만 뜨면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을 찾고, 잠잘 때까지 스마트폰을 놓지 않아요. 심지어 숙제하거나 공부를 할 때도 스마트폰을 눈에서 떼지 않아요. 친구들과 SNS로 실시간 채팅을 하고, 틱톡이나 유튜브를 보면서 노래와 춤을 따라하고…. 집중력과 성적이 떨어지고, 무엇보다 유해한 콘텐츠에 무분별하게 노출될까봐 걱정이에요. 더 심해지기 전에 고쳐주고 싶은데,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요.”

내 아이가 스마트폰 과의존 상태일까. △습관적으로 스마트폰을 확인하고, 사용 시간이 점점 늘어난다.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스마트폰을 열어보고, 잘 때도 스마트폰을 본다. △숙제나 공부할 때도 스마트폰을 계속 확인한다. △스마트폰이 곁에 없으면 불안, 초조, 우울해한다. △가족이나 친구보다 스마트폰이 더 가깝다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스마트폰 과의존일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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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수 경찰인재개발원 학교폭력·소년법 담임교수는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게 많지 않다는 게 큰 원인”이라고 말한다. 그는 “학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놀이나 프로그램, 활동 공간이 턱없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임, 영상 등 스마트폰이 주는 재미가 다른 것들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크기 때문에 과의존 상태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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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생활뿐 아니라 건강에도 해로워

스마트폰은 자기계발이나 이메일, 전화통화 등 대인관계를 위한 용도로 사용한다면 더없이 유용한 전자기기다. 하지만 최근에는 스마트폰으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틱톡 등의 앱으로 영상을 시청하는 일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유·아동이 어릴적부터 영상에 노출될 경우 언어발달 수준을 낮추고, 판단력과 기억력을 관장하는 전두엽 발달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청소년의 경우엔 스마트폰을 오락과 스트레스 해소, 또래와의 상호작용을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점에서 가족과 대화 단절은 물론 수면장애, 사고력·문해력·집중력 저하, 학업 소홀로 이어져 학교생활에 지장을 줄 수 있다. 최우성 교장은 “정신적으로는 불안, 충동, 분노조절 어려움이 생기고, 신체적으로는 시력 저하나 수면 부족이 올 수 있다. 자세 불균형으로 목·어깨 통증을 호소하는 학생도 많다”며 “학교에서는 학습 몰입도가 떨어지고, 친구 관계가 좁아지거나 갈등이 잦아질 수 있고. 결국 학교생활 부적응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안전장치 없이 이들이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될 경우 감정적 자극에 예민해지고 충동적·감정적 행동이 증가하며, 우울, 불안 등의 정신질환이 나타날 위험도 커진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된 스마트폰의 중독 및 사회적 관계 형성에 대한 부작용 연구 결과들을 보면 강박증, 우울, 불안, 대인 기피 및 예민증, 편집증, 신체화 장애, 적대감, 공포불안 등이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더 나아가 학교폭력, 게임과 도박, 사기, 디지털 성범죄 등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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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민수 교수는 “청소년들이 스마트폰 사용의 문제점을 모르는 게 아니다. 알고 있지만 잘 안돼 스스로 사용 시간을 줄이는 데 실패하는 것”이라며 “스마트폰을 장시간 사용하면, 당연하게 수면에 방해가 된다. 자녀가 수면 장애로 인한 피로를 호소한다면 기본적으로 ‘스마트폰’을 의심하고, 신속히 해결책을 찾으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지보다 사용목적 인지가 우선
가정에서 실천표 만드는 것 방법
가족이 모두 동참하는 것이 중요

스마트폰 과의존 탈피하려면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을 예방하려면 스마트폰 사용 시기를 최대한 늦추는 것이 좋다. 서민수 교수는 “부모 역량과 아이 수준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지만, 대체로 부모가 아이의 책임성과 독립성을 판단해 중학교 3학년이나 고등학교 1학년 정도에서 사주는 게 적절하다”며 “스마트폰이 자녀의 또래 관계를 형성하는 데 좋은 영향도 주기는 하지만 자녀만 스마트폰이 없다는 이유로 스마트폰을 사주는 건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실제 사례에서도 스마트폰 때문에 또래 관계가 엉망이 되었다고 하는 사례는 발견되지 않는 등 생각보다 아이들은 부모 역량에 따라 단단하다는 연구가 더 많다”며 “다른 아이들은 스마트폰이 있는데 자녀만 없다면 부모가 운동이나 취미 활동 같은 프로그램으로 스마트폰 공백을 메워주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만약 유·초등생 자녀에게 스마트폰이 있다면 스마트폰을 올바르게 사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와 대화를 통해 스마트폰 과의존 문제를 공유하고 자녀의 의지와 노력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를 통해 스마트폰 하루 사용시간 정하기, 식사시간에는 스마트폰 대신 가족과 대화하기, 숙제 등 집중력이 필요할 때는 스마트폰을 옆에 두지 않기 등 구체적인 사용자제 실천방안을 만들면 좋다.

청소년들의 경우 스마트폰을 금지하기보다는 사용 목적을 분명히 인식시켜야 한다. 단순한 시간 제한보다 ‘무엇을 위해, 어떻게 쓸 것인가’를 함께 정하는 게 중요하다. 최우성 교장은 “자기점검표나 디지털 다이어리를 활용해 스스로 사용 습관을 관리하도록 지도하면 좋다”며 “학교에서는 교과와 연계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서민수 교수는 “철저하게 ‘사용 시간’에 초점을 맞출 것”을 제안했다. 그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목적을 인지하도록 교육하고 끌어주면 자신의 스마트폰 활동을 인지한 상태에서 사용하게 돼 시간과 콘텐츠의 유해 여부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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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에서는 부모가 솔선수범

가정에서는 부모가 먼저 모범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 자녀보다 부모가 먼저 휴대폰을 내려놓는 시간이 필요하다. 최우성 교장은 “예를 들어 저녁 8시 이후는 가족 전체가 디지털 휴식시간으로 정하는 방법이 있을 수 있고, ‘할 일 다 한 후 사용’ 원칙을 세우고, 스마트폰 대신 책을 읽거나 산책하는 시간을 가지면 자연스럽게 사용 시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가정에서 스마트폰 사용 원칙을 정해야 한다. 스스로 원칙을 실천하기 힘들다면 스마트폰 금고나 금욕상자처럼 어쩔 수 없이 스마트폰 사용을 줄이는 것도 필요하다. 서민수 교수는 “이러한 실천은 자녀 혼자만 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가족 모두가 동참하는 게 중요하다”며 “특정 시간을 정해 스마트폰의 전원을 끄고 대신 가족이 소통하고 함께 운동하거나 산책, 독서나 다른 활동을 통해 건강한 가족 시간을 가질 것”을 추천했다.

구체적으로 서민수 교수가 제안하는 가정에서의 스마트폰 사용원칙은 다음과 같다. △첫째, 스마트폰 금고나 바구니를 준비해 특정 시간 이후에는 가족 모두 스마트폰 사용 금지 △둘째, 스마트폰 사용 금지 이후에 가족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 준비하기(운동, 산책, 영화, 대화, 오프라인 게임 등) △셋째, 금단 현상을 대비해 가족 모두가 분쟁 모드보다 칭찬 모드로 분위기 조성하기 △넷째, ‘앱 기록장’과 ‘유튜브 구독장’을 만들어 공유하기 등이다.

 과의존 도움받을 수 있는 곳

자녀의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과 해소를 위한 도움을 받고 싶다면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된 스마트쉼센터(www.iapc.or.kr)를 활용할 수 있다. 스마트쉼센터는 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 전문 상담기관으로 건강한 스마트폰 사용을 통해 삶의 균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예방교육, 상담, 실태조사, 캠페인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스마트폰 과의존 척도도 쉽게 측정할 수 있다. 올해부터는 인터넷·스마트폰 과의존 예방·해소를 위해 전 국민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스마트쉼센터’도 운영 중이다. 상담 및 예방교육 문의: 1599-0075.

이외에 국립청소년인터넷드림마을(https://nyit.or.kr),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https://www.kyci.or.kr)의 청소년상담전화(110 또는 국번없이 1388, 휴대전화:지역번호+1388), 푸른나무재단(https://btf.or.kr), 지역별 인터넷중독예방상담센터 등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알려주는 ‘디지털 웰빙’(안드로이드) 애플리케이션, 사이버안심존(https://cr.kcup.or.kr)을 활용하는 방법도 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