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국방송 본사. KBS 제공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에 있는 한국방송 본사. KBS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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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방송(KBS) 이사회가 박장범 사장을 상대로 특별감사를 벌이는 박찬욱 감사의 임시이사회 개최 요청을 거듭 거부하자 이번엔 소수 이사 4명이 임시이사회 소집을 요구하고 나섰다.

김찬태·류일형·이상요·정재권 등 한국방송 소수 이사 4명은 11일 입장문을 내어 “박찬욱 감사가 박장범 사장을 상대로 진행하고 있는 특별감사를 보고하기 위해 요청한 임시이사회를 서기석 이사장과 다수 이사가 거부한 것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앞서 박 감사는 박 사장의 ‘공직자의 이해충돌 방지법’ 위반 혐의를 비롯해 자신이 진행 중인 특별감사 내용을 보고하겠다며 지난달 3일과 지난 5일 임시이사회 개최를 요청했으나, 이사회는 열리지 않았다. 한국방송 이사회 운영규정은 “감사는 집행임원이 법령 또는 정관에 위반한 행위를 하거나 할 염려가 있다고 인정할 상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이사회에 보고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앞서 문재인 정부 때 임명된 박 감사는 지난해 말 임기가 끝났으나 이진숙 위원장 등 ‘2인 체제’의 방송통신위원회가 후임 감사를 임명한 것은 불법이라며 집행정지 신청을 냈고 지난 6월 법원의 효력 정지 처분을 받아 업무에 복귀했다. 이후 박 사장이 발령낸 감사실 직원 인사 철회를 요구했으나 박 사장이 이를 거부하자 감사의 정당한 직무수행을 방해했다며 박 사장에 대한 특별감사에 들어갔다. 동시에 이사회 개최를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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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박 사장은 감사실 부장 4명이 이해충돌을 들어 박 감사에 대한 기피 신청을 했다며 지난달 29일 측근인 정국진 경영본부장을 특별감사의 ‘직무 공동수행자’로 임명해 박 감사가 특별감사 최종 의사결정에 관여하지 못하도록 했다. 이후 박 감사가 국민권익위원회에 박 사장을 이해충돌방지법 위반 혐의로 신고하고, 박 사장은 박 감사한테 공문을 보내어 박 감사가 특별감사를 지속하면 ‘직무 중지’와 함께 회피신청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데 따른 과태료 처분이 나올 수 있다고 경고하는 등 갈등이 확산하고 있다.

사장과 감사의 갈등 과정에서 이를 보고받고 중재해야 할 이사회가 개최 요청도 묵살한 채 손 놓고 있다는 게 소수 이사들의 지적인 셈이다. 소수 이사들은 이날 입장문에서 “한국방송 이사들은 관련 사실을 당사자로부터 공식적으로 설명 듣지 못한 채 언론 보도 등을 통해 간접 확인하는 어처구니없는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며 “서 이사장과 다수 이사들은 이사회 소집을 위한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는 등의 근거 없는 이유를 들며 임시이사회 개최를 회피하고 있다. 이는 한국방송 이사회의 책무를 의도적으로 방기하는 행위”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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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 이사들은 오는 20일 박 감사를 불러 특별감사 내용을 보고받는 임시이사회를 소집하라고 요구했다.

전종휘 기자 symbi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