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뒷골목이나 에스엔에스(SNS) 속 국민과의 직접 소통은 국민 모두로부터 국가 운영의 책임과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공복이 포기하면 안 될 중요한 책무의 하나”라고 말했다. 최근 에스엔에스 게시글을 통해 이주노동자와 다문화가정에 대한 입장을 내비친 뒤 사회적 갈등을 부추겼다는 비판에 직면했지만, 에스엔에스 소통을 “포기하지 않겠다”고 밝힌 것이다. 여권에서는 거친 표현을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유력자든 힘없는 서민이든 모두, 제가 복무하고 받들어야 할 대한민국 주권자이고, 누추한 뒷골목이든 익명의 커뮤니티와 에스엔에스 속이든 모두 국민이 있다”며 다양한 채널을 통한 소통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날 보수 성향을 띠는 온라인 커뮤니티 ‘에펨코리아’(펨코) 게시글 가운데 다문화가정 정책과 관련한 비하성 내용이 담긴 글을 공유한 뒤 논란이 커진 데 대한 반응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은 에스엔에스, 익명 커뮤니티, 전자메시지, 뒷골목 소통을 “피해야 할 나쁜 일이라고 단정할 것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 대통령이 지난 1일부터 이날까지 엑스에 게시한 글은 150건을 넘어섰다. 지난달 게시글 수(121건)와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이는 “어려울수록, 왜곡된 공격이 심할수록 더욱 국민과 직접 소통하고 국민들께 기대야 한다”(지난달 30일, 엑스)는 소통 원칙을 강조한 뒤 나타난 변화다. 이 대통령은 특히 자신을 향한 비판을 반박하는 입장을 내는 데 에스엔에스를 적극 활용했다. 이달 게시글 150여건 가운데 해명·반박성 글은 최소 47건이었다. 문제는 에스엔에스를 활용한 반박, 재반박 과정에서 비판 여론이 확산됐다는 데 있다. 이 대통령이 지난 27일 밤부터 28일까지 올린 게시글 16건 가운데 재반박 성격의 글이 7건이었는데 반박글이 오히려 파장을 키운 모양새가 됐다.

이 대통령은 “외국인 노동자를 불러다가 (일)해도 국가 경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27일 국무회의)고 한 발언이 ‘이주노동자 혐오’라는 지적을 받자, 관련 기사 제목에 자신의 발언이 그대로 담기지 않았다는 점을 문제 삼아 언론 보도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올렸다. 이후 이주노동자 관련 시민단체 등에서 반발이 계속되자 이를 재반박하는 과정에서 “까대기식 보도”, “그냥 맞아라 하는 것” 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했다. 박성민 정치컨설팅 민 대표는 한겨레에 “이 대통령은 어떤 지적이든 반박하려고 한다”며 “대통령이 문제를 풀어내는 방식이 중요한데, 최종결정권자가 아니라 제일 앞서서 화나 있고 짜증 나 있는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여권에서도 이 대통령에게 에스엔에스 자제를 촉구하는 목소리는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영진 의원은 이날 에스비에스(SBS) 라디오에서 에스엔에스 활용에 대해 “국민들 의견도 충분하게 수용하고, 정치하는 사람들 의견도 잘 수용해서 갔으면 좋겠다”고 조언했다. 정성호 의원은 전날 “조금 줄이는 것도 좋지 않겠나 하는 생각”이라고 했다. 우상호 강원도지사는 “정무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은 참모들의 검토를 받아보는 게 좋겠다”고 했다.
조희연 기자 choh@hani.co.kr